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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이판사판'vs'감빵생활', 첫방 성적표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판사들의 드라마인 '이판사판'과 교도소 수감자들의 드라마인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첫 맞대결을 벌였다.

지난 22일 첫 방송 된 SBS 새 수목드라마 '이판사판'(서인 극본, 이광영 연출)은 1부와 2부 각각 6.9%와 8.0%(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작인 '당신이 잠든 사이에'(8.7%, 9.7%)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8%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정보훈 극본, 신원호 연출)도 높은 시청률로 출발을 알렸다.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평균 시청률 4.6%를 기록했으며 최고 시청률 6.3%를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유로플랫폼 시청률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두 드라마 모두 시청률에서는 합격점을 받은 분위기다. '이판사판'은 지상파 동시간대 방송된 지상파 드라마 중 1위를 차지했고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유료플랫폼 기준으로 1위에 올랐기 때문. 첫 성적표에서 합격점을 받은 두 드라마가 마지막 순간까지 순항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졌다.

◆ 배우 연기는↑, 개연성과 공감은↓ '이판사판'

판사들의 드라마로 시작해 법정에서의 현실을 반영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이판사판'은 개연성과 현실성 부문에서 마이너스 점수를 받았다. 극이 진행되는 내내 '꼴통 판사'로 등장하는 이정주(박은빈)의 캐릭터가 과하게 그려지고 있다는 평이었다. 연쇄아동강간범 재판에서 피고인에게 욕설을 하고 물병을 던지며 법복까지 벗어 던지는 모습은 실제 재판장의 모습보다는 하나의 코믹한 상황으로 느껴졌다.

또 강간범이 법정에서 흉기를 가지고 있다거나 판사를 인질로 잡고 법정 안에서 둘만의 대화 시간을 가진 것 등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기보다는 드라마적인 판타지를 실현한 장면이라는 평이 압도적이었다. 이 장면들 덕분에 시선은 확실히 끌 수 있었지만,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았다.

배우들의 열연은 브라운관 밖에서도 뜨겁게 느껴졌다. 판사 이정주 역을 맡은 박은빈은 고등학생 시절 연기부터 판사의 모습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했고 법정에서 소리를 지르고 법복을 벗어 던질 때에도 열정을 다했다. 일명 '개검'이라는 도한준 역의 동하도 껄렁한 검사의 모습을 코믹하게 표현했으며 연우진도 차가운 판사의 모습을 안정적으로 표현해냈다.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여러 가지 요소를 집어넣었던 '이판사판'의 볼거리는 아직 많이 남았다. 다소 산만한 전개가 이어졌지만, 법정 드라마의 특성상 큰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등장인물들의 상황을 통해 이야기도 정리될 것으로 기대된다. 첫 방송의 우려를 딛고 '이판사판'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 범죄 미화 우려 無…재미 더한 '슬기로운 감빵생활'

시작부터 '범죄 미화'에 대한 우려를 안고 출발했던 '슬기로운 감빵생활'이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험난한 감빵생활을 시작하게 된 김제혁(박해수)의 이야기가 주로 그려지는 드라마. 이 때문에 교도소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인간관계를 동시에 풀어내는 과정에서 혹 범죄자를 미화하는 결과를 낳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이어졌던 것.

뚜껑을 열어본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범죄자 미화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범죄자들이 교도소로 들어오게 된 이유를 설명하며 '동정' 또는 '연민'의 감정을 완전히 차단한 것. 그동안 그려졌던 범죄극, 수사극 등과는 확실히 다른 출발선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합격점을 받을 수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다. 박해수는 야구 외에는 무지한 김제혁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며 신원호 PD의 새로운 주인공이 된 이유를 착실히 설명했고 엘리트 교도관 역을 맡은 정경호의 모습도 시선을 끌었다. 특히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성동일의 악역 연기도 일품이었다. 이들의 관계는 반전의 반전을 불러오며 앞으로의 스토리가 더 궁금해지도록 도왔다.

재미 부문에서도 합격이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극이 진행되는 중간 중간 적절히 코믹적인 요소를 섞어냈고 그 속에서 이어지는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는 웃음을 더했다. 재미와 함께 반전이 이어지고 있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다음 이야기에도 자연스럽게 기대가 쏠렸다.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