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느낌이 좋았다. 전북전에서 자존심을 조금이라도 찾고 싶었다."
수원이 19일 오후 3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시즌 최종 38라운드 전북전에서 3대2로 승리했다. 수원은 17승 13무 8패 승점 64점으로 3위를 확정하며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차지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지는 상황에서도 질 것같지가 않았다. 올해 한번도 못이긴 전북을 상대로 저는 물론 선수, 서포터들의 자존심이 상해있었다. 자존심을 조금이라도 찾아보자고 했는데 그런 부분이 잘 맞아떨어진 것같다. 후반에 산토스가 들어가서 역할을 너무나 잘해줬다"고 말했다. 아래는 서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전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일문일답]
-경기소감
▶오늘 마지막 경기를 준비하면서 일단 우리 선수들이 준비를 잘해줬다. 스리백 쓰다가 왼쪽 김민우 선수가 빠져서 포지션을 급히 바꾸어 나갔다. 거기에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ACL 플레이오프 티켓 결정짓는데 우리 자력으로 당당하게 진출하자고 이야기했었다. 선수들도 강한 의지가 있었다. 올해 한번도 못이긴 전북을 상대로 저는 물론이고 선수, 서포터 자존심이 상해있었다. 자존심을 조금이라도 찾아보자고 했는데 그런 부분이 잘 맞아떨어진 것같다. 후반에 산토스가 들어가서 그 역할을 너무나 잘해줬다. 오늘 느낌이 좋았다. 오늘은 꼭 전북 꺾을 수 있다는 감, 자신감이 있었다.
-'세오의 계단'이라는 것이 있다. 수원이 올시즌 그만큼 기복이 많았다는 의미에서 팬들이 만든 스토리인데.
▶사실 올해 상당히 힘들었다. 힘든 스케줄을 돌다보니… 거기에서 초반에 힘든 리그를 시작하게 됐다. 팬들도 실망을 많이 했다. 1년 하다보면 마지막에 좋은 쪽으로 끝나는 것이 중요하다. 초반에 힘들었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오늘 마무리에 만족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리그중엔 진통이 있었다.
-산토스가 오늘 두번째 골을 넣고 눈물을 터뜨렸다.
▶많은 골을 넣어왔는데 근래에 조금 골도 못넣고 출전도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런 부분이 있었다. 오늘 마지막 두 골 넣고… 정말 의미있는 골을 넣은 것같다. 내년 시즌 산토스와 함께하는 부분은 아직 구단과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니다. 눈물 안보였다. 눈이 원래 촉촉하다.(웃음) 유종의 미를 거둬서 기쁘다. 우리 팬들이 '슈퍼매치'보다 전북을 이기길 바라셨다. 마지막 경기 원정인데도 많이 찾아주셨다. 그런 기쁜 마음이 있었다.
-후반 중반까지 지고 있었는데 질 것같지 않았나.
▶지고 있을 때도 감이, 느낌이, 너무 좋았다. 지고 있는데도 오늘은 질것같지가 않아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지고 있었기 때문에 골을 넣을 수 있는 산토스가 들어가서 폭발시켜준 것같다. 감이 있었다.
-전북과의 '더비' 스토리가 점점 치열해진다.
▶우리나라 K리그에 있어서 그런 스토리가 많이 나와야, 팬들도 즐거워하고, 그런 게 어떻게 보면 문화를 만들어가고 K리그 초석이 다져진다. 우리와 전북, 우리와 서울, 그 외에 다른 팀들과 더비가 좀더 만들어져서 팬들이 더 많이 오고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북은 5번이나 우승했다. 수원도 투자가 필요하다. 감독님이 싸우셔야할 것같은데
▶싸워도 이길 수가 없다. (웃음) 힘든 과정에 ACL을 병행하다보니 통계를 내봐도 그런 게 힘들다. 위에서 알아주셔서 조금만 보강을 해주시면 분명히, 거기에 대한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런 부분이 이뤄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