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지'에 불타는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휴식일에 자진해서 야구장을 찾았다.
선동열 감독과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경기가 없는 18일 선수들에게 휴식일을 부여했다. 16일 일본전, 17일 대만전 이틀 연속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경기를 치르느라 피로가 누적된 선수들에게 자유의 시간을 주기로 했다. 당초 이날 오전 도쿄돔에서 공식 훈련이 예정돼있었지만, 취소하고 휴식을 하도록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다시 도쿄돔을 찾았다. 이날 열리는 일본-대만전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서다. 대표팀의 최연장자인 장필준을 비롯해 박세웅 김하성 이정후 박민우 등 15명의 선수들이 오전부터 KBO에 경기 관람 의사를 밝혔고, 티켓을 구해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됐다.
강제적으로 경기를 보게끔 한 것은 결코 아니다. 어디까지나 자율 의사다. 선수들은 지난 일본전 패배를 두고두고 아쉬워하고 있다. 팽팽한 접전 끝에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아 졌기 때문에 '이길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크다. 그래서 선수들은 결승전에서 일본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투지를 불태웠었다. 일본-대만전 관람 역시 이런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휴식의 여유로움을 즐기면서도, 상대에 대한 분석을 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가족이나 친지들이 경기를 보기 위해 직접 도쿄까지 건너온 몇몇 선수들은 가족들과의 저녁 식사를 위해 야구장에 가지 못해 아쉬워하기도 했다.
선동열호는 19일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팀 분위기는 역대 대표팀 중 가장 화기애애하다. 20대 젊은 선수들이 만들어낸 하모니가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도쿄=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