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윤성빈, 당장 선발경쟁에 뛰어들어야 하는 이유

올초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우완 투수 윤성빈은 한때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꿨다.

부산고 시절 최고 150㎞를 웃도는 빠른 공과 수준급 슬라이더, 커브가 당장 프로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 움직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윤성빈은 연고지 프로 구단인 롯데의 선택을 받아들였다. 계약금은 4억5000만원으로 2013년 6억원을 받은 NC 다이노스 윤형배 이후 최고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윤성빈은 올해 실전에 오르지 못했다. 오른쪽 어깨 부상 때문이었다. 구단과 본인 모두 1년간 재활에 집중하자고 했다. 1999년 2월 생인 윤성빈은 이제 겨우 18살, 급할 것이 없었다. 고교 시절 에이스 노릇을 하느라 피로가 쌓인 만큼 정상적인 몸만들기에 전념했다.

윤성빈이 피칭 훈련을 시작한 것은 정규시즌 막판인 지난 9월이다. 2군 훈련장인 상동에서 불펜피칭과 라이브피칭을 소화하며 감각을 끌어올렸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구장에서 진행중인 마무리 훈련에서는 완벽한 몸 상태를 자랑하고 있다. 조원우 감독이 "윤성빈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피칭하고 있다. 내년 시즌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데 기대가 크다"고 했다.

윤성빈 역시 "트레이닝 코치분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시고 고생하셨다. 지금은 완전히 회복했다. 9월부터 피칭을 시작했는데, 라이브피칭도 소화하고 지금 100% 몸상태라고 말해도 될 것 같다"며 재활 과정을 만족스러워 했다. 지금은 투구 밸런스 위주로 훈련을 하고 있다. 1년 가까이 실전 마운드에 오르지 않아 제구가 불안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9월에만 불펜피칭을 40번이나 한 이유도 제구를 잡기 위함이었다.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스피드는 현재 140㎞대 초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윤성빈은 투구폼에 대해 "이용훈 코치님이 던지는 그대로 던지라고 하신다. 아직 코치님들이 저를 정확히 모르시니까 어떻게 던지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싶어한다. 고쳐야 할 부분은 고치고 편하게 원래 폼대로 던지라고 하신다"고 했다. 윤성빈은 큰 키(1m95)에서 내리꽂는 강속구가 강점이다. 안정적인 제구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밸런스가 중요하다.

윤성빈은 내년 시즌 롯데의 즉시 전력감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일단 조 감독은 은근히 기대감을 나타냈다. 부상을 완전히 털어낸 것에 대한 기대감이다. 하지만 재활을 이제 막 마친 투수이고 롯데의 현재 1군 마운드 구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도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만, 윤성빈은 곧바로 선발로 커야 할 선수다. 올해 투수진 세대교체에 성공한 롯데는 '영건' 육성에 계속해서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윤성빈이 나설 차례가 됐다.

불펜투수로 적응 기간을 거친 뒤 선발로 바꿀 수도 있지만, 롯데에서는 바로 선발로 시작하는 게 효율적이다. 내년 스프링캠프부터 선발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롯데는 재계약 방침인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와 조쉬 린드블럼, 토종 에이스로 성장한 박세웅, 붙박이 선발로 자리잡은 김원중, 재기에 성공한 베테랑 송승준 등 5명의 선발요원이 안정적이다. 불펜에도 박진형 조정훈 손승락 등 공백이 적은 편이다. 롯데 관계자는 "선발이든 불펜이든 어차피 선배들에게 도전하는 입장이라면, 그리고 우리 팀에서는 붙박이 선발을 목표로 가는 게 나을 것이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윤성빈은 "만약 1군에 올라가서 공을 던지게 된다면 계속 열심히 해서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