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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물들의 평범한 서바이벌 스릴러…영화 '실종2'

평범하지만 절박한 사연과 치명적 비밀을 지닌 세 사람이 우연히 같은 산장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각자의 비밀이 어느 정도 노출된 셋은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
영화 '실종2'는 이런 극단적 설정을 통해 인간 내면에 선과 악이 뒤섞여 있고, 따라서 누구에게나 악이 일상적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스릴러다.
선영(함은정 분)은 등산복 회사의 1박2일 최종면접을 위해 산으로 향한다. 지방대 출신인데다 전신마비로 누워있는 언니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취업이 절실한 상황. 유학 간 딸에게 부쳐줄 돈이 급한 비리경찰 송헌(이원종)은 돈을 들고 도망간 정보원을 쫓아 산에 오른다. 한물 간 배우 아진(서준영)은 노예계약도 모자라 자신을 성욕 해소의 도구로 삼는 기획사 여사장에게 이끌려 월타산에 간다.
아진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선영이 그 정황을 눈치채면서 세 사람의 관계가 뒤엉킨다. 송헌의 정보원이 지키던 산장에 고립된 세 사람은 자신의 비밀이 세상에 새어나가는 걸 막기 위해 누군가를 제거하려 한다. 각자의 사정이 점점 뚜렷해지면서 제 이익을 기준으로 편을 가르기도 한다.



사이코패스 아닌 평범한 인물들 내면의 선악을 보여주겠다는 영화의 의도는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여러 제약 탓에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지는 못한다. 깊은 산속과 좁은 산장 안에서 거의 모든 사건이 벌어지는 공간의 한계 때문인지, 스릴러답지 않게 이야기 전개의 상당 부분을 대사에 의존한다.
게다가 설정부터 이야기 흐름까지 작위적인 면이 많고, 가끔 등장하는 부자연스러운 대사도 몰입을 방해한다.
드라마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1995)의 아역으로 시작해 최근 종영한 '별별 며느리'까지 20여 년 배우 경력을 쌓은 티아라 멤버 함은정은 안정적 연기를 보여준다. '맛있는 인생'(2010)으로 데뷔해 '내가 고백을 하면'(2012), '두 개의 연애'(2015) 등 주로 멜로물을 찍어온 조성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장르영화에 도전했다.
문성근의 사이코패스 연기가 돋보였던 '실종'(2008)의 속편 격으로 출발했지만, 이야기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전편의 악마적 잔인함을 빼고 B급 유머를 더했다. 청소년관람불가. 30일 개봉.
dada@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