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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신태용호, 포지션별 경쟁구도 드러난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이 10일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2대1 승)를 마치고 남긴 말이다. 허언이 아니었다. 무기력에 시달리던 한국이 달라졌다. 14일 세르비아전(1대1 무)에서도 확인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2위 한국은 38위 세르비아를 상대로 물러섬 없이 맞섰다. 후반 중반 이후엔 손흥민(토트넘) 이근호(강원) 권창훈(디종)을 앞세워 파상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성공적인 국내 친선경기 2연전으로 신태용호가 미소를 되찾았다. 거듭된 부진에 차갑게 얼어붙었던 국민들의 마음도 다시 온기를 되찾고 있다. 순풍을 타기 시작한 신태용호. 동시에 포지션 경쟁의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자리는 손흥민(토트넘)의 '투톱 파트너'였다. 신 감독은 이근호(강원)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시험했다. 2연전을 치른 결과, 이근호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근호는 폭 넓은 움직임으로 손흥민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동시에 저돌적인 돌파와 적절한 연계 플레이로 공격에 화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낙점된 건 아니다. 이번에 합류하지 못한 황희찬(잘츠부르크)도 이 자리에 설 수 있다. 신 감독은 이 둘을 놓고 손흥민의 짝꿍을 저울질 할 전망이다.

이재성(전북)과 권창훈(디종)은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2경기 연속 나섰다. 이재성은 상대 빌드업 차단과 탈압박, 권창훈은 연계와 침투 패스 및 중거리 슈팅에서 강점을 보였다. '전북 풀백 듀오' 김진수 최철순은 특유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공수를 넘나들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고요한(서울) 정우영(충칭 리판)은 상대에 따라 기성용의 파트너로 나설 수 있다.

윤곽이 잡혀가는 자리가 있는 반면, '무주공산'인 곳이 있다. 바로 골키퍼 포지션이다. 그간 넘버1 골키퍼는 김승규(세레소 오사카)였다. 후순위는 김진현(빗셀 고베)이었다. 하지만 판이 바뀌었다. 김승규의 부상으로 세르비아전에 나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넘버3 조현우(대구)가 제대로 사고를 쳤다. 조현우는 전반 25분 아뎀 랴이치의 예리한 프리킥 슈팅을 그림 같은 선방으로 쳐냈다. 뿐만 아니라 재빠른 볼 처리와 안정적인 경기운영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조현우의 등장으로 신태용호 수문장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골키퍼 경쟁 구도가 신 감독에게 '행복한 고민'이 됐다면, 중앙 수비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김영권(광저우 헝다) 장현수(FC도쿄)는 계속 출전 기회를 얻고 있지만, 기대 만큼의 안정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 틈을 권경원(톈진 취안젠) 비집고 들어가는 모양새다. 권경원은 지난 러시아, 콜롬비아 친선경기에 나서 제 몫을 했다는 평가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김민재(전북)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카드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