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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스케이팅시설 사후활용, 아이스더비 도입이 정답?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 여기저기서 강원도 사투리가 들린다. 새벽부터 버스를 타고 강릉, 원주, 평창, 동해·삼척에서 200여명의 도민들이 모였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의 사후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공청회 참석을 위한 행보.

사단법인 동사모조직위원회(이하 '동사모')가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활용 방안으로 아이스더비 도입을 주장하는 공청회를 열었다. 아이스더비는 220m 트랙에서 롱 트랙인 스피드스케이팅(400m)과 쇼트트랙(110m) 선수들이 함께 레이싱 하는 통합적 프로 스케이팅이다. 경주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결합된 새로운 개념의 스포츠엔터테인먼트로서의 확장성이 있다.

경륜과 경정 처럼 배팅을 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한 사행성 논란이 극복해야 할 장벽이다. 지역 경제와 관광산업 발전, 선수 복지에 대한 기여를 방어논리로 이번 공청회가 열렸다. 실제 2011년 18대 국회에서는 제주도의 자립경제 기반 조성과 실내관광 인프라 구축을 명분으로 아이스더비 입법화를 추진했으나, 당시 한미 FTA 건으로 국회가 공전되면서 입법이 무산된 바 있다.

올림픽 경기장 사후 활용은 평창올림픽의 주요 화두다. 그 대안으로 주장하는 것이 바로 스케이팅의 프로화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약 1300억 원이 투입된 대규모 경기장. 정선 알파인 경기장, 강릉 하키센터와 더불어 사후 활용 방안이 마련되지 못한 시설물이다.

동사모의 주장은 명확하다. 아이스더비를 통해 빙상 경기를 프로화 해 합법적 배팅을 가능케 함으로써 경기장 사후활용과 선수들의 안정된 수익 창출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모델은 바로 88서울올림픽 레거시로 탄생한 경륜이다. 이날 공청회에 선수 대표로 참석한 이정수는 "88 올림픽 이후 활용하기 위해 도입된 경륜이 부럽다.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30대 후반에 평균 상금 7000만 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아이스더비가 활성화 되면 빙상 선수들의 직업 안정성은 훨씬 늘어나게 된다.

이날 공청회는 (사)동사모조직윈원회 김주환 위원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현도정 ㈜아이스더비인터내셔날 대표, 2022년 북경동계올림픽의 모든 스케이팅 경기장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국영기업 AST China의 조지 종(George Zhong)대표, 유럽을 대표하는 네덜란드 티알프 빙상장의 데니스 클라스터(Dennis Klaster) 이사, 유런 오터(Jeroen Otter) 네덜란드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 아이스더비 미국,유럽 대표 잭 모텔(Jack Mortell), 그리고 선수 대표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 이정수가 나와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사후 활용과 아이스더비 도입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