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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풍뎅이 뿔…자동차 에어백처럼 팽창해 생성

베일에 싸여있던 장수풍뎅이의 뿔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밝혀졌다.
나고야(名古屋)대학 연구팀은 장수풍뎅이 유충의 머리 부분에 있는 접혀진 주머니 모양의 조직이 번데기가 될 때 자동차의 에어백처럼 한꺼번에 커지면서 뿔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영국 온라인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했다고 아사히(朝日), 마이니치(每日)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장수풍뎅이 수컷은 유충에서 번데기가 되면 허물을 벗기 시작한 지 불과 2시간 만에 갑자기 큰 뿔이 생겨난다. 이때 유충의 머리끝 부분에 있는 장차 뿔이 되는 부분인 "각원기(角原基)"에 체액이 흘러들어 가 일시에 3배 이상으로 커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짧은 시간에 이 정도의 큰 형태변화는 세포분열이나 세포 이동으로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동안 장수풍뎅이의 뿔이 생기는 과정은 학계의 수수께끼로 꼽혀 왔다.
연구팀은 사슴벌레와 뿔매미 등 곤충의 외부 골격도 같은 패턴에 의해 생기는 것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나고야대학의 고토 히로키(後藤?貴) 특임조교(진화발생학) 연구팀은 장수풍뎅이 유충의 체액을 각원기에 주입하자 간단히 뿔의 형태가 생겨나는 것을 확인했다. 각원기를 인위적으로 1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부풀려도 뿔의 형태가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허물을 벗기 직전의 장수풍뎅이 유충에서 세로 5.4㎜, 가로 8.2㎜, 높이 3.8㎜ 크기의 각원기의 주름 모양을 그대로 모방해 만든 다음 컴퓨터에서 재현했다. 세포를 모방해 만든 한변이 0.4㎜인 삼각형을 나란히 늘어놓아 주머니 모양의 "가상 각원기"를 만들었다. 이 각원기의 주름을 펼치자 장수풍뎅이의 뿔 모양이 됐다.
고토 조교는 "유충의 작은 머리끝 부분에서 복잡한 일이 일어나는데 놀랐다" 면서 "단순한 물리적 프로세스로 뿔이 생기는 것으로 보아 외부에 단단한 골격이 있는 다른 생물도 마찬가지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다리 등 신체의 다른 부위에도 원천이 되는 조직이 접혀 있는 것으로 보아 이들 부위도 뿔과 마찬가지로 에어백처럼 팽창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lhy5018@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