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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전]손흥민 '쾅쾅', 신태용호 2대1 '첫승'

'아시아의 호랑이'가 부활했다.

신태용호가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꺾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토트넘)의 멀티골에 힘입어 2대1로 이겼다. 이날 경기서 한국은 정예멤버를 데리고 방한한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3위 콜롬비아(한국 62)를 상대로 열세가 예상됐으나 전후반 내내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안방에서 시원한 승리를 신고했다. 또한 이날 승리로 지난 6월 8일 이라크와의 평가전부터 이어진 A매치 6경기 연속 무승(3무3패)의 부진에도 종지부를 찍었다.

신 감독은 손흥민과 이근호(강원)를 투톱으로 내세운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2선에는 권창훈(디종) 기성용(스완지시티) 고요한(FC서울) 이재성을 세웠고 포백은 김진수(이상 전북 현대) 장현수(FC도쿄) 권경원(톈진 취안첸) 최철순(전북 현대), 골문에는 김승규(빗셀 고베)가 섰다. 호세 페케르만 콜롬비아 감독은 두반 자파타(삼프도리아)를 최전방에 세우고 하메스(바이에른 뮌헨)을 섀도 스트라이커로 세우는 전략으로 맞받아쳤다.

주도권을 잡은 쪽은 신태용호였다. 경기시작 4분 만에 고요한의 발끝에서 유효슈팅이 나왔다. 이근호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수비수가 걷어내자 아크 왼쪽에서 빨랫줄 같은 오른발슛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달궈진 흐름은 선제골로 연결됐다. 전반 11분 이근호가 콜롬비아 진영 오른쪽 측면으로 돌파하다 대각선으로 연결한 크로스가 권창훈의 몸에 맞고 흘렀고, 이를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수비수 두 명, 전진한 골키퍼를 앞두고 잡았다. 왼발로 보를 한 차례 접은 손흥민은 상대 선수 3명의 벌어진 틈을 절묘하게 찾아 오른발슛으로 연결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은 득점 직후 관중석으로 달려가 주먹을 불끈 쥔 채 휘두르며 포효했다.

콜롬비아는 전반 13분 한국 진영 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서 하메스가 키커로 나섰으나 왼발슛이 골포스트 왼쪽으로 흐르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전반 16분 김진수, 전반 19분 권창훈이 잇달아 중거리포를 시도하면서 기세를 이어갔다.

선제골을 내준 뒤 콜롬비아는 전열을 가다듬고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은 빠른 측면 전개와 과감한 돌파를 앞세워 콜롬비아와 대등한 흐름을 가져갔다.

한국은 전반 36분 아벨 아길라르(데포르티보 칼리)가 센터서클 부근에서 길게 연결한 패스가 문전 왼쪽으로 파고들던 지오반니 모레노(상하이 선화)에게 연결되면서 김승규와 1대1로 맞서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모레노가 띄운 왼발슛이 크로스바를 넘기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국은 전반 38분 김진수가 콜롬비아 진영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이근호의 헤딩슛으로 연결되는 등 줄기차게 공격을 전개해 나아갔다. 전반 40분엔 최철순이 오른쪽 측면서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밀어준 전진패스가 이근호에게 연결됐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신 감독은 전반 막판 상대 수비수에게 왼쪽 발목을 밟힌 이근호 대신 이정협(부산)을 내보내며 후반전을 시작했다. 페케르만 감독 역시 2명의 선수를 한꺼번에 교체하면서 추격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7분 권창훈의 강력한 왼발 중거리포가 콜롬비아 골문을 향하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애칭)'는 후반 15분 다시 들썩였다. 최철순이 오른쪽 측면에서 전방으로 길게 밀어준 볼이 아크 오른쪽에 서 있던 손흥민에게 향했고, 손흥민은 수비수 한 명을 둔 상황에서 지체없이 오른발슛을 연결했다. 상대 골키퍼가 몸을 날렸으나 빨랫줄 같은 슛은 오른발 겨드랑이 사이로 빠지면서 그대로 골라인을 넘었다. 손흥민은 다시 한번 관중석으로 달려가 골세리머니를 펼쳤고, 초조하게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신 감독은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환호했다.

점수차가 벌어지자 콜롬비아 선수들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차분하게 경기를 운영하면서 콜롬비아의 공세를 막아내는데 주력했다.

콜롬비아는 추격을 멈추지 않았다. 후반 31분 하메스가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바깥 대각선 지점에서 올린 왼발 프리킥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크리스티안 자파타(AC밀란)가 헤딩골로 마무리 하면서 점수차가 좁혀졌다. 신 감독은 후반 36분 이재성 고요한 대신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염기훈(수원 삼성)을 내보내면서 다시금 공세에 불을 지폈다.

콜롬비아는 경기 막판 수비 뒷공간을 집요하게 노리면서 동점을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한국은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한 끝에 결국 1골차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