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단독] '한일관' 아들 첫 고백 '최시원과 싸울 문제가 아닙니다' (인터뷰)

◆ 법정소송은 '애도'아닌 '싸움'... 나뿐 아니라 고인도 원하지 않으실 것

◆ 나는 성인군자가 아니다. 최시원 '용서'한게 아냐, '사과 받은' 것.

◆ 유가족 vs 최시원 구도 보다는 '제도 마련', '인식 변화'가 먼저

[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왜 법정소송을 하지 않고 부검도 하지 않았는지, 황망하게 가족을 잃은 것 치고는 지나치게 침착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오해와 억측.

이에 한일관 유가족이자 유일한 직계 가족인 망자의 아들이 직접 입을 열었다.

사망시점을 전후로 견주가 보인 태도와 검출된 '녹농균'에 떠들썩한 보도까지 이어졌지만,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내 어머니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한 그는 25일 조심스럽게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 인터뷰에 응하게 된 계기는

▶먼저 내 이모가 이제까지 이 사건 전체에 대해 대처해 주시고, 언론을 상대로 대변을 해주신 부분들이 그분의 독단적인 판단이나 결정이 아닌 100% 나와의 상의 속에서, 내 결정에서 나온 것임을 말씀드리고 싶다.

세상 사람들의 오해를 안다. TV속 영상이나 기사 등을 통해서만 정황을 보시면, 우리 유가족이 '지나치게 성숙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 거기에, 이모가 고인과 한일관의 공동대표이신 점, 또한 망자의 아들인 나보다는 이모가 인터뷰에 응하신 점 등을 더해 '어떻게 저렇게 쉽게 용서할 수 있나', '어째서 소송도 없이 조용히 마무리 하려고 하나' 등의 생각, 또는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판단하신 분들도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오해들이 나와 이모를 더욱 아프게 한다.

내겐 엄마와 이모밖에 없었다. 두분은 자매를 떠나 너무나 좋은 친구였고, 이모도 나를 자식처럼 키우신 분이다. 나도 성인이다. 왜 모르겠는가. 이모는 내가 나서는 걸 원치 않으셨다. 내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내가 받은 충격을 잘 알고 계시기에, 모든 부분에서 조심스러워 하신다.

─ 대중은 이 사건을 본인의 삶에 대입하며 유가족에게도 다소 의아함을 느끼고 있는 듯 하다. 어떻게 저렇게 침착하고 너그러울 수 있는지. '나 같으면...' 과 같은 생각이다.

▶ 기사로만 보시고 간단하게 생각하시면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겠다. 처음엔 나도, 이모도 당연히 법적 대응을 생각했다. 엄마는 내 친구이자 우상, 멘토이자 내 삶의 원동력, 모든 것이다. 그 분이 위독하심을 알게되었을 때, 너무나 억울하고 분노감이 차올라 세상을 잃은 듯했다.

하지만 소송을 하면 하루만에 끝날까, 정의롭고 순조롭게 모든 일이 해결될까. 몇 년간 피 터지게 싸워야 할 지 모른다. 그것은 '애도가 아닌 싸움을 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법적대응을 하지 않기로 한) 가장 큰 계기는 '그렇게하면 우리 엄마가 돌아오나'라는 생각이었다. 우리 엄마가 살아돌아 오실 수만 있다면 10년, 20년도 싸울 수 있다. 마지막에 '엄마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다. 과연 어머니가 그러한 싸움을 원하실까. 아니다. 내 어머니이다. 내가 가장 잘 안다.

─ 부검을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이 부분도 일각에서는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또한 '녹농균 검출' 등 사인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는데.

▶ 형사들과 병원으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부검을 하게 될 경우 어떤 부분을 절개하는지 시신 위에 한 부위씩 짚어주시더라. 그 설명을 듣는 순간의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의문사'나, '범죄 정황' 등이 없는 상황에서 '부검을 통해 밝혀내야 할 것'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신엔 개에 물린 상처 외에 어떠한 상해도 없었다. 평소 앓고 계시던 지병도 없으셨다. 무엇보다 그 사망이 '개에게 물려 생긴 상처를 통해 발생한 것"이라는 점이 명백했기에 부검을 하지 않았다. 엄마를 깨끗하게 보내드리고 싶었다.

─ 상대를 용서했나.

▶ '용서'라는 단어로 전해졌지만, 실제로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나는 성인군자가 아니다. 그분들께서 여러 차례 사과를 해 오셨고, 그것을 '받았다' 정도로만 말하는 게 맞겠다. '악감정을 지우고 따듯하게 감싸 안으며 용서한' 개념은 아니라는 것이다.

─ 당부하고 싶은 것.

▶ 엄마는 돌아오지 않는다. 최시원씨와 싸우고 싶지도 않다. 언론에서 이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이것을 개인 간의 싸움으로 비추기보다 제도 마련과 재발 방지에 대한 대책을 낳는 계기로 만들어주셨으면 한다. 나는 조용히 내 엄마를 애도하고 싶다.

한편 한일관 대표의 사망 소식은 지난 20일 매체의 보도로 알려졌다. 사망한 김씨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아파트에서 이웃이 기르는 개에 물린 뒤 지난 6일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개가 목줄을 하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시 됐다. 해당 개는 최시원의 가족이 기르는 프렌치 불독으로, 당시 최시원의 아버지가 현장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시원과 그의 아버지는 21일 '큰 책임감을 느낀다' 며 애도와 함께 사과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