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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선발 못나간 김재호 '아쉬움 있지만 류지혁 있으니...'

플레이오프에서 동료들의 선전을 바라보고 있던 김재호(두산 베어스)의 마음은 기쁨과 아쉬움 그리고 미안함이 교차했다.

3승1패로 시리즈를 끝내는 것을 보고 김재호는 동료들이 자랑스러웠다.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팀 훈련에서 만난 그는 "큰 경기를 경험해봐서 그런지 선수들이 긴장을 잘 안하는 것 같더라"고 웃으며 "어떤 상황에 대처도 잘하고 선수들끼리도 대화를 많이 하고 상황을 공유하면서 더 좋은 경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니 팀분위기도 당연히 좋다. 오재일이 지난 21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마지막 네번째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왔을 때 동료들은 담담히(?) 그를 맞았다. 오재일은 "4번째 홈런을 치고 들어오니 '또 뭐냐'고 다들 그러더라"고 웃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재호는 "겉으로는 잘 안드러나긴 하는데 나에게는 선수들의 자신감이 보이더라"며 "또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당황하지 않는다"고 했다. 농담삼아 "팀에 '오재일 보호령'이 내려진 것 같더라"고 물으니 그는 "이틀간만이다. 또 한국시리즈 시작되면 그런 것 없다"고 웃었다.

김재호는 플레이오프에는 복귀하고 싶은 마음에 과도하게 연습에 매진했다. 또 상무와의 연습경기 2경기에 모두 출전해 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몸에 무리가 됐는지 정작 플레이오프가 시작되자 몸 상태가 조금 더 안좋아졌다.

"그런 무리가 개인적으로는 아쉽겠다"는 질문에 김재호는 "물론 아쉽다. 욕심을 많이 부렸다"고 인정했다.

사실 김재호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류지혁이 플레이오프에서는 수비에 관련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류지혁을 생각하는 김재호의 마음은 아직도 안스럽다. 때문에 틈틈히 조언을 계속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절대 잘하려고 하지마라. 정규시즌 중 한경기라고 생각하라"고 말해줬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뛰고 싶지 않나"라는 물음에 김재호는 "당연히 나가고는 싶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몸이 따라주면, 나갈 수 있기만 하면 좋겠다. 하지만 무리하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무리해서 한국시리즈에 선발로 출전하는 것은 현재 주전으로 뛰고 있는 류지혁에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면 (류)지혁이가 긴장감을 놓게된다"며 "젊은 친구들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낫다. 지혁이도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라고 말했다.

주장 자리를 오재원에게 넘겨주고 포스트시즌에는 대수비로만 경기에 나서고 있는 김재호. 하지만 아직도 팀을 생각하는 마음은 주장일때 못지 않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김재호는 대수비로만 출전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가 더그아웃 벤치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두산 선수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