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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해커-맨쉽, NC 재계약 불투명?

잡기엔 찝찝하고 안잡기엔 섭섭하다.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NC가 에릭 해커, 제프 맨쉽 재계약을 놓고 고민을 하고 있다. 올 시즌 '원투펀치'로 활약해준 선수들이지만,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가 않다.

올해가 KBO리그 첫 시즌이었던 맨쉽은 우선 몸값이 비싸다. 총액 180만달러(약 20억원)로 'S급' 선수에 해당한다. 리그 전체로 따져도 맨쉽보다 몸값이 높은 선수는 공식적으로 두산 베어스의 더스틴 니퍼트(210만달러) 한명 뿐이다.

재계약을 한다고 하면 최소 비슷한 금액에 사인을 해야하는데, 과연 그정도 투자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맨쉽이 비싼 연봉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KBO리그에 오기 직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선수이기 때문이었다. 201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월드시리즈 로스터에 포함돼 활약했기 때문에 NC와 계약할 때도 가치를 인정받았다.

맨쉽은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압도적인 구위를 과시하며 개막 후 7경기 7연승을 달리는 등 '클래스'를 보여줬다. 하지만 5월에 팔꿈치에 탈이 나면서 한동안 전력에서 빠졌고, 2개월 후인 7월에 복귀했지만 시즌 초반만큼의 위력은 되찾지 못했다.

불펜 투수 경력도 고려해야 한다. 맨쉽은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불펜으로 활약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선발 등판도 했지만, 중간 계투로 나왔을 때의 성적이 훨씬 더 좋았다. 월드시리즈에서도 불펜으로 던졌다.

맨쉽이 시즌 후반부에 부진했던 이유가 결국은 선발 경험이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약을 전혀 해주지 못하면서 NC도 단기전에서 더욱 힘이 달렸다. 불펜에 최적화가 되어있기 때문에 팔꿈치 불편함을 느꼈을 수도 있다.

5시즌을 뛴 해커도 재계약이 확실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2015시즌 19승5패 평균자책점 3.13에 204이닝을 소화해주면서 리그 최정상 투수로 올라섰지만, 이후 2시즌 동안은 기대에 못미쳤다. 지난해 140⅔이닝, 올해 160⅓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구위를 놓고 보면 여전히 NC 투수들 중에서는 해커가 가장 좋다. 그러나 이닝 소화력이 떨어진데다 갈 수록 잔부상도 많다. 자기 관리에 극도로 예민한 해커의 성향도 팀에 마냥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힘들다.

외국인 투수의 중요성은 10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NC처럼 국내 선발 투수들이 약한 팀은 더욱 그렇다. 비싼 몸값과 뚜렷한 장단점을 가진 NC의 애매한 외국인 투수들은 이번 겨울 재계약 사인을 하게 될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