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선수들의 재치있는 입담이 행사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가 23일 서울 더케이 호텔에서 열렸다. 개막전을 앞두고 6개 구단 감독들과 대표 선수들, 그리고 전체 선수들이 참석한 자리였다. 미디어데이의 꽃은 역시 선수들의 거침 없는 입담.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김단비와 아산 우리은행 위비 박혜진 등이 남 다른 유머 감각으로 좌중을 웃겼다. 감독들도 우승을 향한 본심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팀을 대표하는 스타인 김단비는 올 시즌 각오를 전하면서 "(신기성)감독님이 총알탄 사나이로 유명했다. 우리를 그 총알에 태우려고 노력하셨다. 새벽에 가드들을 데리고 나가서 훈련을 시키셨다. 올 시즌은 감독님 얼굴에 여드름이 안 나도록, 최선을 다해서 우승할 수 있는 시즌이 되겠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스트레스로 생긴 여드름이 고민이라던 신 감독을 안심시키기 위한 재치있는 각오였다. 다섯 글자로 각오를 표현한 시간에는 평범한 대답을 한 다른 선수들과 달리 "총알을 타자"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달라진 전력에 대해 묻자 김단비는 "감독님은 전력이 달라졌다고 하셨는데, 우리 팀은 달라진 게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주변을 당황하게 만든 답변. 하지만 곧바로 김단비는 "국내 선수들이 그대로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외국인 선수들이 왔다. 특히, 이 외국인 선수들이 마치 '미친 것처럼' 분위기를 많이 끌어 올려줬다.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박혜진은 "팀에 새로 온 선수들이 많아서 얼굴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거침없는 입담은 계속됐다. 이번에는 소속팀 감독들의 매력을 평가하는 시간. 사회자의 질문에 우리은행 박혜진은 "(위성우 감독)배가 안 나오셔서 감독님들 중 '슈트핏'이 제일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마치 발음이 최근 한 프로그램에서 유행하고 있는 '스튜핏'을 연상시켰다. 당황한 사회자가 재차 묻자 장내는 웃음 바다가 됐다. 부천 KEB하나은행 주장 백지은은 "(이환우)감독님은 언어의 마술사시다. 라임이 너무 좋으셔서 쇼미더머니(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감독들도 유머 감각을 뽐냈다. 다른 팀에서 탐나는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임근배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감독이 "(박)지수"라고 짧게 답했다. 마이크를 이어 받은 신 감독은 "지수 박(park)"이라며 색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김영주 구리 KDB생명 위너스 감독은 "남의 마음 속 여자인 김단비를 꼽고 싶다"고 했다. 앞서 신 감독이 "지난 시즌 내 마음 속의 MVP는 김단비였다"는 말을 재치있게 인용했다. 그러자 이환우 KEB하나은행 감독은 "우리 팀의 김단비를 말씀하시는 건가"라고 반문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에서 KEB하나은행을 팀을 옮긴 동명 이인 김단비를 뜻했다. 여자프로농구는 큰 웃음으로 그 시작을 알렸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