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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문근영 ''착한 사람' 강박, 부담되고 무섭기도 해'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문근영(30)이 "늘 바르고 예쁜, 착한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강박이 무섭기도 하다"고 말했다.

판타지 미스터리 영화 '유리정원'(신수원 감독, 준필름 제작)에서 세상이 준 상처로 어릴 적 자랐던 숲 속 유리정원 안에 스스로 고립한 과학도 재연을 연기한 문근영. 그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홀로 숲속의 유리정원에서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과학도 재연을 훔쳐보며 초록의 피가 흐르는 여인에 대한 소설을 쓰는 무명작가 지훈(김태훈)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상에 밝혀지게 되는 충격적인 비밀을 다룬 '유리정원'. 지난 12일 개막해 21일 폐막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뜨거운 화제를 일으켰다.

특히 '유리정원'으로 관객을 찾은 문근영은 전작 '사도'(15, 이준익 감독) 이후 2년 만에 컴백이자 단독 주연인 '사랑따윈 필요없어'(06, 이철하 감독) 이후 11년 만에 단독 주연으로 눈길을 끈다. 또한 문근영은 앞서 지난 2월 급성구획증후군 진단을 받고 4차례에 걸쳐 수술한 뒤 건강 회복을 위해 활동을 중단, '유리정원'을 통해 9개월 만에 활동을 재기했다. 문근영은 복귀작 '유리정원'에서 미스터리한 과학도를 맡아, 데뷔 18년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해 눈길을 끈다.

문근영은 "'유리정원' 속 재연은 나와 조금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연이 순수해서 더 상처를 받았고 오염됐다기 보다는 '왜 상처를 받았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더라. '남자한테 배신당할 수도 있고 내가 노력한 결과를 빼앗길 수 있는데 왜 재연이는 이걸 크게 받았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연이가 연구에 대해 건 기대가 컸고 그걸 잃었을 때 상실감이 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그 상처를 어떻게보면 회피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편으로는 유리정원이라는 공간 자체가 재연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곳이다. 분명 안전한 공간인데 얼마든지 깨질 수 있고 깨지길 바라는 공간이기도 했던 것 같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장소이기도 하지만 누군가 나를 꺼내줬으면 하는 마음도 같이 있는 공간 같았다. 그런 부분이 나와 닮은 것 같다"고 밝혔다.

오랜 배우 생활 말 못할 고충도 컸다는 문근영. 유리정원 속에 사는 배우이기도 했던 그는 "보여지는 것들로 평가 받는 직업이 답답할 때도, 억울할 때도 있지만 어느 정도 감수해야할 몫인 것 같다. 다만 '나는 연기하는 사람' '연기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가끔 사람이라는 잣대로 돌아올 때 '대단하고 좋은 사람이 돼야 할 때'라는 인식을 줘 부담되고 무섭기도 하다"며 "보통 사람들에 대한 기준과 잣대가 우리는 다른 것 같다. 일반 사람들에게 관대할 것 같은 부분이 연예인에게 관대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부담이 될 때도 있다"고 고백했다.

한편,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화제를 모은 '유리정원'은 베스트셀러 소설에 얽힌 미스터리한 사건, 그리고 슬픈 비밀을 그린 작품이다. 문근영, 김태훈, 서태화가 가세했고 '명왕성' '마돈나' 등으로 대한민국 여성 최초로 칸,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신수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5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리틀빅픽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