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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시즌' 박석민을 위한 반전은 없었다

마지막까지 잔혹했다. NC 다이노스 박석민이 끝내 반전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21일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김경문 감독은 박석민 이야기가 나오자 곧바로 화제를 돌렸다. "감독도 신경이 쓰이는데 누구보다 당사자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겠느냐"는 이유였다.

NC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총 10경기를 치르면서, 김경문 감독이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선수가 바로 박석민이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해 30홈런-100타점을 돌파하며 '클래스'를 증명한 박석민이었지만, 올해는 정규 시즌부터 술술 풀리지 않았다. 시즌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차출된 후 도미노처럼 잔부상들이 찾아왔다. 시즌 초반 주장 완장까지 찬 박석민은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개막을 맞이했지만, 결과는 기대와 반대로 나왔다. 결국 부상으로 빠진 기간도 길고, 선수 스스로도 주장에 대한 부담감을 느낄 수 있어 NC는 후반기에 주장을 교체했다.

1군에서 자리잡은 후 가장 저조한 성적으로 정규 시즌을 마친 박석민은 포스트시즌에서도 '고개숙인 남자'였다. 홈런을 때려낸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는 감이 좋았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3차전 경기 초반 연달아 황당한 수비 실책이 연달아 나온 후 문책성 교체가 됐고, 대신 투입된 후배 노진혁이 홈런 2개를 터뜨리는 등 '인생 경기'를 펼치면서 더욱 머쓱해졌다. 이후 박석민은 제대로 된 출전 기회도 얻지 못했다. 두산과의 시리즈에서는 1차전 선발로 나와 6회초까지 뛴 것이 전부다. 6회초 선두 타자로 스탠딩 삼진을 당한 후 6회말 수비를 앞두고 노진혁과 교체됐다. 이후 박석민은 한번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시리즈를 마감했다.

박석민에게 더 냉정한 기준이 잣대가 되는 이유는 그가 팀내 베테랑 선수이자 많은 연봉을 받는 스타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박석민이 잘해줘야 NC 타선 전체가 시너지 효과를 얻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끝까지 박석민을 위한 반전은 없었다. 그는 팀의 쓸쓸한 탈락을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유독 시린 가을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