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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 기자회견 핵심 키워드, 사과+감독선발기구+인사개편

결국 한국 축구 컨트롤타워의 수장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55)이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최근 '신태용호(A대표팀)'의 부족한 경기력에 실망한 축구팬들에게 사과하며 고개숙였다.

정몽규 회장은 19일 서울시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A대표팀의 10월 친선경기 경기력, 향후 지원 방안, 축구협회 인적쇄신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향후 대책 등을 밝혔다.

▶11월 A매치 콜롬비아, 세르비아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A대표팀이 유럽 원정에서 두 차례 모두 완패했다. 비록 친선경기였지만 러시아(2대4 패), 모로코(1대3 패)에 형편없이 무너졌다. 이런 결과에 실망한 축구팬들의 '댓글 민심'은 극도로 악화됐다. 또 지난달에는 '히딩크 광풍'으로 축구협회 안팎이 시끄러웠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 관련자들이 출석 요구를 받기도 했다. 일부 팬들의 인천공항 항의 시위도 있었다. 또 16일 FIFA(국제축구연맹)가 발표한 10월 세계랭킹에서 한국은 62위로 처음으로 중국(57위)에 뒤처지는 상황을 맞았다. 축구협회를 둘러싼 여론이 날이 갈수록 악화일로를 걸었다. 정 회장이 뒷짐지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는 "축구협회를 향한 비판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송구스럽다. 앞으로 A대표팀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 전담팀을 구성해서 세밀하게 챙기겠다, 11월 A매치 상대는 콜롬비아(10일) 세르비아(14일)로 확정했다. 앞으로 강팀들과 친선경기를 통해 우리 대표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11월 A매치는 국내(장소는 아직 미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콜롬비아(FIFA랭킹 13위)는 남미예선 4위로 내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직행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명장 페케르만 감독이 이끌며 간판 스타는 팔카오(AS모나코)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 등이다. 유럽예선 조 1위로 러시아행을 확정한 세르비아는 FIFA랭킹 38위로 마티치(맨유) 미트로비치(뉴캐슬) 콜라로프(AS로마 ) 등이 핵심 선수다.

▶정관 개정 통한 대표팀 감독 선발 기구 신설

정 회장은 협회 대표팀 감독 선발 방식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현 협회 규정에선 대표팀 지도자는 기술위원회의 추천으로 이사회에서 선임하게 돼 있다. 정 회장은 축구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대표팀 감독 선발 기구'를 별도로 구성하겠다고 했다. 현재 기술위원회의 대표팀 감독 추천권한을 떼어내겠다는 것이다. 그는 "감독 선임위원회에는 전 A대표팀 감독, 기술위원장 등을 포함할 수 있다"고 했다. 기술위원회는 그야말로 장기적인 한국 축구의 기술 발전을 추진하는 업무만을 맡게 된다.

그는 기술위원장 등 협회 고위 임원이 A대표팀 성적 부진과 함께 물러나는 과정을 지켜봤다. 허정무 현 프로축구연맹 부총재(전 브라질월드컵 단장 및 협회 부회장), 이용수 부회장 등을 말한다. 그런 과정이 되풀이되는 걸 막기 위해 감독 선임 기구와 기술위원회를 분리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협회 임직원 인사 개편

새로운 조직 신설은 축구협회 인사 개편과 연계될 예정이다. 협회는 전현직 임직원들의 카드 무단 사용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또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정 회장은 "사법적 판단 이후 인사 조치할 것이다. 협회 임직원 인사 개편도 미뤄왔는데 할 것이다. 전임 집행부 때 터진 일이지만 내 책임이 면제되는 건 아니다.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축구협회 내부의 일처리가 미숙했던 부분에 대해 인정했다. '히딩크 논란'과 우즈베키스타전 직후 신태용 감독의 방송 중계 인터뷰 시점 등을 꼬집었다. 협회 스태프들의 대응이 미숙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는 질문에 "전반적인 책임은 나에게 있다. 국민들의 실망은 이해된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우리 대표팀이 다시 일어나도록 신태용 감독에게 신뢰를 보낸다"고 말했다. "축구협회를 향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건 누가 보느냐의 관점에 따라 다르다. 나는 최대한 능력 대로 열심히 일해왔다. 이번 계기로 더 잘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축구회관=최만식 노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