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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유지태X우도환이 만든 '매드독' 리얼리티, 본게임은 지금부터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본 게임은 지금부터다.

KBS2 수목극 '매드독'이 거짓말 같지만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낸 리얼리즘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12일 방송된 '매드독'에서는 최강우(유지태)의 과거가 그려졌다.

2년 전, 태양생명 보험조사팀 팀장으로 근무하던 최강우는 신입 부하직원이 사기꾼에게 당해 수술을 하게 되는 바람에 가족 여행에 늦었다. 이에 아내와 아들은 먼저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향했다. 그런데 이 비행기가 활주로에 추락했고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최강우는 꼭 끌어 안은 채 불에 탄 아내와 아들의 시체를 확인하고 오열했다. 하지만 비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비행기 사고 원인이 부조종사의 자살 테러로 밝혀진 것. 부조종사는 자살 전에 34억 원 상당의 보험까지 들어놔 유가족이 거금을 수령하게 됐다.

시간은 다시 흘러 현재로 돌아왔다. 김민준(우도환)은 최강우를 찾아와 자신이 비행기 추락사고를 낸 부조종사의 동생이고 34억 원의 보험금을 받아 독일로 떠났던 장본인이라고 밝혔다. 이에 최강우는 분노했다.

'매드독'의 항공 비행 사고는 2015년 벌어진 독일 저먼윙스 9525편 추락사고를 연상시켰다. 저먼윙스 사고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출발해 독일 뒤셀도르프로 향하던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가 2015년 3월 24일 프랑스 동남 알프스 산악지대에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150명 전원이 사망한 사고다. 사고기 추락 원인에 대해 프랑스 검찰과 프랑스 독일 당국, 저먼윙스 대변인 모두 부기장인 안드레아스 루비츠에 의한 고의적 추락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울증을 앓고 있던 부기장이 기장이 화장실에 가기 위해 선실을 벗어나자 조종석 접근을 차단하고 자살 비행을 했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저먼윙스 사건과 '매드독'의 항공 추락 사건은 저가항공사 부기장의 자살 비행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현실에서 실제 일어났던 비극이 브라운관에서 보여지면서 시청자는 실제 상황을 보는 것과 같은 몰입감을 느끼게 됐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를 더욱 리얼하게 만든 것은 유지태와 우도환의 연기였다.

유지태는 생각지 못했던 참사에 무너진 가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아내와 아들의 사체를 확인하고 오열하는 그의 모습은 애잔함 그 자체였고, 거듭된 비극에 이성을 잃고 날뛰는 모습 또한 안쓰럽게 다가왔다. 그의 명품 열연 덕분에 질질 늘어질 수 있는 과거사 또한 선명하게 살아났다. 가족 이야기 뿐이었다면 눈물과 감동이 있는 휴먼 드라마로 끝났겠지만, '매드독'은 우도환을 등장시켜 순식간에 장르를 전환했다. 가해자의 유가족이 굳이 피해자 유가족을 찾아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그가 이뤄놓은 것을 내놓으라고 도발하는 이유가 뭔지 호기심을 자극했고 앞으로 이어질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다.

'매드독'은 이야기 전개에 핵심이 되는 과거사를 단 두 회만에 공개할 정도로 빠른 전개를 보이고 있다. 이런 속도감은 지상파 미니시리즈에서는 쉽게 만나볼 수 없던 것이라 신선하게 다가왔다. 실제로 '매드독'에 대해서는 '드라마가 아닌 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제까지는 맛보기에 불과했다는 것. 앞으로 '매드독'은 매드독과 김민준이 이 비극적 과거 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고, 부조리한 사회적 악인들에게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모습을 그려나갈 예정이다. 회마다 매드독 군단의 사이다 반격이 준비되어 있는 만큼, '매드독'의 진짜 매력은 이제부터 보여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직까지는 수목극 최하위에 그쳤지만 반격의 여지는 충분하다는 뜻이다. 휴먼 리얼리즘으로 무장한 '매드독'이 꼴찌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