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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김경문 감독, 맨쉽을 조기 강판 시킨 이유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준플레이오프를 넘어 플레이오프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NC는 지난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3대6 완승을 거뒀다. 그러면서 시리즈 상대 전적에서 2승1패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1승만 더하면 NC가 다음 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3차전 선발 맞대결은 NC의 승리로 끝이 났다. 롯데 베테랑 선발 투수 송승준이 3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NC 타선이 공략에 성공했다. NC 선발 제프 맨쉽은 4이닝 동안 83개의 공을 던지며, 3안타 4사구 5개(4볼넷) 5탈삼진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제구가 높게 형성되는 등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다. 투구수도 1이닝 정도 더 던질 수 있었다. 게다가 팀이 5-2로 앞선 상황이었기 때문에, 1이닝을 잘 막으면 승리 투수가 가능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맨쉽을 일찍 내렸다. 게다가 맨쉽의 실점에는 자책점이 없었다. 수비 실책으로 시작된 위기에서 점수를 내줬기 때문.

김 감독은 비로 취소된 12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앞서 맨쉽에 대해 "어제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이 있을 수 있어서 미안하다. 공을 많이 안 던져도 되는데 그렇게 됐다"면서 "포스트시즌에서의 1승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1이닝을 더 던진다고 해도 크게 바뀔 건 없었다. 투수들의 승리를 챙겨주고 싶지만, 앞으로 경기에서 더 잘 던져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1이닝을 더 투구했으면 투구수가 100개를 넘었을 것이다. 어쨌든 맨쉽은 자기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라는 것은 맨쉽은 남은 포스트시즌 등판을 의미한다. NC가 아직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은 건 아니다. 다만, 김 감독은 경기를 길게 내다보고 있다. NC 선수들 역시 "이번에는 부담없이 즐기자"며 가을 야구를 제대로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또 하나 김 감독의 승부수가 있다. 4차전이 비로 밀렸음에도 선발 투수를 최금강으로 그대로 밀어붙였다. 김 감독은 보통 포스트시즌에서 '3선발 체제'를 고수했다. 강한 선발 투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따라서 에릭 해커의 4차전 선발 등판이 유력했다. 그러나 취소가 확정된 뒤 선발 투수를 최금강으로 예고했다. "구위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이재학과 '1+1'으로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당초 김 감독의 구상이 그랬다.

이는 더 먼 곳을 바라본 김 감독의 선택이다. 애초에 5차전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준플레이오프가 아닌 그 이상에 도전하고 있다는 의미다. 타자들이 3차전에서 폭발한 점도 김 감독의 선택에 힘을 보탠다. 초반부터 타자들이 살아난다면 최금강이 부담을 덜고 투구를 할 수 있기 때문. 여러모로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는 NC다.

창원=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