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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김경문 감독 '노진혁 너무 띄우지 말라' 이유는?

"너무 기대치가 크면 선수가 부담을 갖게 될테니까."

NC 다이노스 노진혁은 12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깜짝 스타'였다. 경기 초반 NC 주전 3루수 박석민이 실책성 플레이를 연달아 하자, 김경문 감독은 노진혁을 투입했다. 노진혁은 상무 야구단을 지난달 제대하고 엔트리에 등록된 선수다. 그리고 3차전 교체 출전 후 제대로 사고를 쳤다. 첫 타석에서 투런 홈런을 쏘아올린데 이어 4타수 4안타(2홈런) 3타점으로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스스로도 "대수비만 하고, 타석에서 대타로 교체될 줄 알았다"며 머쓱하게 웃었지만, 김 감독의 신뢰가 엄청난 결과를 불러왔다. 노진혁의 홈런 이후 분위기를 압도한 NC는 13대6 대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우위를 점했다.

경기 종료 후 노진혁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연봉 4300만원의 백업 내야수, 그것도 군대에서 갓 돌아온 선수가 신데렐라 스토리를 썼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내년엔 노진혁을 1군에서 자주 보게 될 것"이라며 그의 가치를 인정했다.

하지만 지나친 스포트라이트는 경계했다. 12일 취재진과 만난 김경문 감독은 "너무 띄우지 말라. 어제는 선배가 빠진 자리에 갑자기 들어가게 되면서 본인도 어리둥절한 상황에서 열심히 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뿐이다. 수비는 원래 기본기가 있는 선수지만, 타석에서도 기대치가 너무 크면 오히려 삼진만 많이 당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어제 홈런을 쳤기 때문에 상대의 볼 배합도 달라지고, 공이 더 까다롭게 올 것이다. 어제는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해줬지만 부담감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채찍에 이어 당근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한가지 확실한 것은 노진혁이 상무에서 자신감을 많이 끌어올려 왔다는 것이다. 앞으로 노진혁에게 기회를 많이 주겠다고 한 것은 어제 한 경기 잘쳤기 때문이 아니다. 그 친구의 잠재력을 좋게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다음 시즌 노진혁의 플레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터뷰에서도 씩씩하게 할 말을 하는 노진혁의 '유들유들한' 성격도 칭찬했다. 김 감독은 "참 '재밌는 놈'이다. 같은 말을 해도 미운 사람이 있는데, 노진혁은 밉지가 않은 친구다. 말을 재미있게 한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큰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은 앞으로의 노진혁 선수 인생에 귀한 자산이 될 것이다. 김 감독이 "내년에 기회를 더 주겠다"고 예고한 것도 "내야수는 결국 경험으로 큰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의 성장은 2018시즌부터가 진짜다.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