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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구장 적신 비, NC에는 눈물, 롯데에는 환희로 돌아와

12일 마산구장을 흠뻑 적신 빗줄기는 결과적으로 NC 다이노스에 눈물이, 롯데 자이언츠에 환희가 됐다.
NC는 13일 경남 창원시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7로 완패했다.
11일 3차전에서 13-6으로 대승해 2승 1패로 시리즈 통과를 눈앞에 뒀던 NC는 12일 예정된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NC는 비와 얽힌 악연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창단 2년 만에 처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014년, NC는 준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만났다.
안방에서 열린 1차전을 4-13으로 내준 NC는 전열을 재정비해 2차전을 기다렸다.
이때 이틀 연속 비가 내리면서 두 번이나 경기가 밀렸다.



1차전 패배 이후 사흘 만에 치른 2차전에서 NC는 2-4로 다시 패했다.
NC는 서울로 올라가 잠실구장에서 3차전을 4-3으로 잡았지만, 4차전 3-11 패배로 눈물을 삼켰다.
김경문 감독 개인도 과거 비에 얽힌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두산 베어스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09년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1, 2차전을 잡은 뒤 3, 4차전에서 패해 시리즈 전적 동률이 됐다.
운명의 5차전에서 두산은 김현수의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나 2회부터 내린 폭우로 노게임이 선언됐고, 이튿날 열린 경기에서 초반 대량 실점해 3-14로 대패했다.
롯데는 비 덕분에 또 웃었다.
하루 여유가 생겨 1차전 선발 조시 린드블럼이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린드블럼은 '린동원'이라는 별명답게 NC 타선을 8이닝 5피안타 11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을 벼랑에서 건져냈다.
롯데의 1984년 첫 우승도 가을비 덕분에 가능했다.


'린동원'의 원조이자 전설적인 투수 고(故) 최동원은 6차전까지 4차례 등판해 3승을 거뒀다.
6차전 구원승 이후 그도 지쳤지만, 우천취소로 하루 더 쉰 덕분에 7차전에 선발 등판해 완투승으로 우승을 일궈냈다.
'무쇠팔' 전설 탄생에 비가 조연 역할을 한 셈이다.
4bu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