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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스토리]네이마르의 팀킬? 손흥민 구자철도 '동료와 주먹다짐'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이하 PSG)는 볼을 허리춤에 낀 채 땅만 쳐다봤다. 팀 동료이자 페널티킥 전담키커인 에딘손 카바니는 볼을 달라며 이리저리 손을 내밀었지만 네이마르는 딴청으로 일관했다. 간신히 볼을 빼앗은(?) 카바니가 페널티킥을 차려 하자 이번에는 네이마르가 다가와 실랑이를 벌였다. 말싸움으로 그칠 것 같던 두 선수의 해프닝은 라커룸에서의 주먹다짐 직전으로 까지 번졌다. 19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데프랭스에서 올랭피크 리옹을 상대했던 PSG의 풍경이다.

선수들의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승리라는 지상과제를 이루기 위해 온갖 준비를 다 하고 나와도 시시각각 변화하는 그라운드 위 라이브 변수들을 극복해야 한다. 극도의 긴장감이 때로는 동료와 옥신각신하는 '자살골' 같은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완벽한 찬스에서 자신에게 볼을 주지 않았거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등 이유는 다양하다. 국내에서는 다소 낮선 풍경이지만 감정 표현에 적극적인 유럽-남미 선수들 사이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지난 2005년 뉴캐슬에서 뛰었던 키어런 다이어와 리 보이어는 이런 '막장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보이어는 애스턴빌라전에서 다이어가 자신에게 패스를 하지 않았다며 언쟁 끝에 주먹을 날렸고 상대팀 선수들이 이를 뜯어말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다이어와 보이어는 수 년 뒤 웨스트햄에서 다시 만나 '어색한 악수'를 주고 받아야 했다.

1995년 블랙번에서 활약했던 글램 르쏘와 데이비드 베티는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라는 말을 행동으로 보여준 선수들이다. 둘은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 도중 뒤엉켰다. 르쏘가 베티의 볼을 빼앗아 드리블을 시도했으나 실수를 범해 스로인을 내줬다는게 이유였다. 르쏘는 베티에게 맞아 팔이 부러졌고, 베티는 결국 방출되기에 이르렀다.

'국가의 수치'가 된 선수들도 있다.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카메룬 대표로 나섰던 베누아 아수-에코토와 벤야민 무캉조는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0-4로 뒤지고 있던 후반 종료 직전 설전을 벌이다 박치기와 목조르기를 주고 받는 추태를 부렸다. '레전드' 사무엘 에투가 중재에 나섰지만 둘은 화해하지 못했고 카메룬은 3전전패로 탈락했다.

유럽파 선수들은 상대 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편견과도 싸워야 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 시절이던 지난 2012년 팀 훈련 도중 슬로보단 라이코비치에게 '쿵푸킥'을 날려 화제가 됐다. 손흥민이 훈련중 슛을 실패하자 라이코비치가 "골대에 넣으라"고 빈정댔고 언쟁이 벌어졌다. 라이코비치가 주먹을 날리자 손흥민이 이를 피하려다 뒤에서 말리던 톨가이 아슬란의 얼굴에 머리를 부딪쳤고, 격분한 손흥민이 라이코비치에게 발차기를 한 것이다. 토어스텐 핑크 감독까지 나서 말린 뒤에야 싸움은 끝났다. 라이코비치는 훈련 참가 불가라는 중징계를 받았고 손흥민도 벌금을 물어야 했다.

구자철은 볼프스부르크 시절이던 지난 2011년 훈련 중 팀 동료 조슈에가 자신을 놀리자 주먹으로 화답했다. 구자철은 "전날 경기서 골을 못넣어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조슈에가 날 건드렸다"며 "코치진으로부터 오히려 '잘했다'는 칭찬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