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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중압감' 밴헤켄은 임무를 다했다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넥센 히어로즈의 외국인 투수 앤디 밴헤켄은 21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넥센의 포스트시즌 탈락 확정 '트래직 넘버'는 1. 다른팀들의 승패와 상관 없이, 앞으로 1패만 더 하면 무조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남은 5경기에서 최대한 '원투펀치'를 활용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었다. 경기가 띄엄띄엄 있는데다 매 경기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인만큼 밴헤켄과 제이크 브리검이 번갈아 나올 수 있었다.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는 의지가 보였다.

그래서 밴헤켄은 무거운 어깨로 마운드에 올랐다. 냉정히 말해 이날 밴헤켄의 투구는 2% 아쉬웠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장타를 허용했고, 실점으로 연결됐다.

1회초 넥센이 먼저 1점을 뽑은 후 1회말 선두 타자 정 현에게 3루타를 허용한 것이 빌미가 되어 1-1 동점을 내줬다. 이어 넥센이 3-1로 앞서던 5회말 오태곤과 정 현에게 랑데뷰 홈런을 얻어 맞아 3-3 동점이 됐다. 오태곤에 홈런을 허용한 공은 주무기인 포크볼, 정 현에게 던진 공은 직구였다. 두개 모두 명백한 실투였다. 최근 타격감이 나쁘지 않은 오태곤과 정 현이 놓칠리 없었다.

그러나 밴헤켄은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물러났다. 최종 기록 5⅓이닝 5안타(2홈런) 6탈삼진 3실점. 노련미와 수 싸움을 앞세워 삼진이 많았지만, 확실히 예전보다 공 끝의 위력이 무뎌진만큼 실투는 어김없이 장타로 연결될 수밖에 없었다.

또 시즌초 어깨가 좋지 않았던 그는 여전히 충분한 휴식과 관리가 필요하다. 적지 않은 나이인만큼 더욱 그렇다. 하지만 팀 선발진에 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주춤거릴 여유는 없었다. 다행히 이날 넥센이 5대3으로 승리하면서 밴헤켄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는 넥센의 가을은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수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