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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언니는' 박광현 '추태수는 쓰레기, 나라면 자수할 듯'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박광현이 SBS 토요극 '언니는 살아있다'의 추태수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박광현은 SBS 토요극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추태수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추태수는 악녀들이 판 치는 '언니는 살아있다'에서도 돋보이는 악역 캐릭터다. 아내 김은향(오윤아)을 속이고 구세경(손여은)과 밀회를 갖기 위해 아이를 혼자 집에 두고 나갔다 그가 켜놓은 향초 때문에 불이 나 딸을 잃었다. 하지만 김은향에게 그 탓을 돌리고 뻔뻔하게 구세경과의 불륜 관계를 유지하며 공룡그룹 사위가 되고자 한다. 김은향의 계략으로 모든 재산을 잃고 구세경을 협박하려다 뒷산에 묻히는 신세가 됐지만 어떻게든 탈출, 구세경의 집에 불을 지르기도 한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양달희(다솜)와 손 잡고 언니네 화장품 기밀을 빼내려다 들켜 심부름꾼 신세가 되어버렸다.

"우연히 양달희와 조건이 맞으니까 이익 관계가 된 것 같다. 주로 사주하고 내가 악행을 저지른다. 김은향에게는 돈을 안 갚으려고 간 거다. 진심은 아예 없다. 추태수는 개과천선의 대상이 아니다. 끝날 때까지 정신 못 차릴거다. 개과천선하면 안된다."

박광현은 이처럼 치를 떨게 만드는 뻔뻔함과 찌질함을 동시에 갖춘 추태수 캐릭터를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며 짜증과 분노와 웃음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이쯤되면 막장 드라마계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아내의 유혹'의 변우민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학교3' '별순검' '사랑은 아무나 하나' '최고의 연인' 등 주로 잘 생기고 반듯한 젠틀남 캐릭터를 주로 보여줬던 박광현으로서는 파격적인 연기 변신이라 할 수 있다.

"추태수는 사실 정말 쓰레기다.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한다. 특히 구세경의 집에 불을 지르는 건 정말 이해가 안됐다. 추태수의 딸은 의도치 않게 실수로 죽게된 거고 이번엔 일부러 사람을 죽이려 한 거다. 거기까진 아니지 않나 싶다. 간은 정말 큰 것 같다. 나라면 그렇게 못했을 것 같다. 자수했을 것 같다."

드라마를 보는 모든 시청자가 한번쯤 궁금했을 질문이 있다. 과연 추태수는 아내와 딸을 사랑하긴 했던 걸까.

"내 생각에는 만약 불륜을 걸리지만 않았다면 추태수는 정말 좋은 아빠, 남편으로 끝까지 살아갔을 확률이 높은 캐릭터다. 이 작품을 하면서 누구나 내면에는 비밀은 있다고 생각했다. 추태수를 보며 운명의 장난으로 아이가 죽었기 때문에 가정에도 일에도 욕심이 많았던 캐릭터가 그 욕심 때문에 아이가 죽고 본색이 드러난 거다. 그 본색이 드러나지 않았다면 정말 좋은 아빠이자 남편이었을 것 같다. 초반에는 구세경을 이용하려 했던 건 아닐 거다. 드라마 시작할 때 구세경과 2년 정도 만났던 시점이었다. 처음에는 무조건 돈으로만 접근하지는 않았을 거다. 기자와 대기업 딸의 관계로 취재하며 친해졌고 매력이 있으니 불꽃이 튀었을 거다. 그 과정 속에서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언니는 살아있다'는 소위 말하는 막장 드라마로 분류된다. 그런 작품을 집필하는 김순옥 작가 또한 '막장계의 대모'로 불린다. 그러나 박광현은 "'왔다 장보리' 등 김순옥 작가님의 작품을 본 적 있다. 막장이라고들 하는데 개연성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삶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주인공의 개연성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내 캐릭터에 대해 신뢰하고 있는 편"이라고 신뢰감을 드러낸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최고의 악녀는 누굴까.

"제일 무섭고 악랄한 여자는 양정아인 것 같다. 대단한 것 같다. 20 몇 년을 세준이 엄마라는 걸 속이고 구회장 집에서 철면피를 깔고 살았다는 것 만으로도 대단하지 않나 싶다. 사실이 오픈된 뒤에도 첩으로 그냥 남았다. 그것도 대단한 것 같다."

그럼 추태수는 과연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결말은 우리 매니저가 그러는데 공중에 매달려봤고 땅에 묻혀봤으니까 물이 나오지 않을까 했다. 많이 힘들었다. 매달리는 신은 살면서 난간에 매달릴 경우가 없지 않나. 처음 매달려봤는데 30초도 못 버티겠더라. 실제였다면 그냥 떨어져 죽었을 것 같다. 땅에 묻힌 건 완전히 다 묻히진 않았고 트릭이 있었다. 내가 들어갈 박스가 있고 그 위를 흙으로 덮었는데 기분이 묘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손을 못 쓰니까 날파리랑 모기가 제일 무서웠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