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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보는 두산선수들 인터뷰 유형...'항상 운좋은 선수는?'

두산 베어스는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인기 구단이다. 선수들마다 팬층이 두텁다. 특히 최근에는 상승세를 타고 있어 선수들이 개별 인터뷰에 나설 때가 많다.

인터뷰를 보면 선수마다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다.

▶에반스, 항상 운이 좋은 겸손형

닉 에반스는 KBO리그 2년차다. 적응을 완전히 마친 상태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다르게 조용한 편이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말이 안 통해서 그렇지, 말만 통하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많이 한다. 에반스는 그렇지 않다. 늘 담담하게, 그리고 묵묵히 제 할 일만 한다.

21일 현재 시즌 타율 3할4리. 준수한 성적이다. 그런데 만루 기회에선 타율이 5할로 올라간다. 또 동점 주자가 있을 때 3할5푼7리를 기록했다. 중요한 활약을 하고 수훈선수 인터뷰를 할 때마다 그가 하는 말이 있다. "운이 좋았다"는 말이다.

지난 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결승타를 때린 에반스는 "찬스에서 최대한 강하게 치려고 했는데 운좋게 안타가 됐다"고 했다.

지난 달 18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결승 2점 홈런을 터트린 그는 또 "마침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들어오면서 운이 좋게 홈런으로 연결됐다"고 했다. 지난 6월 4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 때도 그랬다. 이 경기에서 결승타에 쐐기 1점 홈런을 친 에반스는 "결승타는 상대가 시프트를 하고 있어서 운좋게 안타가 된 것 같다"고 했고, 홈런은 "직구 타이밍에서 방망이를 돌렸는데 역시 운좋게 홈런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정말 운이 좋은 에반스다.

▶장원준, 공을 돌리는 상부상조형

'장꾸준'이라는 별명이 있는 선발 투수 장원준은 인터뷰 멘트도 꾸준하다. 장원준은 항상 동료에게 공을 돌린다. 지난 17일 8년 연속 10승 대기록을 달성하자 "동료들의 도움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지난 달 30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즌 9승을 거뒀을 때도 "야수들이 초반부터 점수를 뽑아줬고 수비에서 많은 도움을 줘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 달 25일 좌완투수로는 두번째로 통산 120승을 기록했을 때도 팀 동료들을 잊지 않았다. 그는 "오늘도 패전위기였는데 야수들 덕분에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야수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또 "120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동료들이 도와줘서 가능했다. 이 자리를 빌어 동료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며 과하게(?) 공을 돌렸다.

▶김재환, 팀 승리만 생각하는 팀바보형

4번 타자 김재환은 기록의 사나이다. 13경기 연속 타점 신기록을 썼고 21일 현재 156안타로 안타 1위, 홈런 31개로 3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김재환은 팀 얘기만 한다.

지난 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결승 홈런을 때려냈을 때도 "신기록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타점은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것이기에 그 자체만 생각하겠다"고 했다. 5일 LG전을 마치고도 "중요한 홈런으로 팀 승리를 도울수 있어 너무 좋다"고 했다.

지난 달 20일 인천 SK전에서 연타석 스리런 홈런을 쳤을 때는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똘똘 뭉쳐 이길수 있었다"는 말을 남겼다. 지난 달 4일 잠실 kt 위즈전에서 연타석 투런 홈런을 때린 그는 "중요한 날 팀이 승리를 해 기분이 좋다"고 했다. 6월 29일 잠실 SK전에서 3점 홈런을 쳤을 때도 "선수들이 두산다운 경기를 해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시즌 초반 살짝 부진했을 때도 그는 "팀에 미안하다"고 말했다.

딱 한번 예외가 있었다. 지난 6월 18일 잠실 NC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친 후 "집사람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소와 다른 발언을 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