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도대체 이 삼각관계는 뭘까.
MBC 월화극 '왕은 사랑한다'가 은산(임윤아)을 둘러싼 왕원(임시완)과 왕린(홍종현)의 알쏭달쏭 삼각관계로 몰입을 높이고 있다. 21일 방송된 '왕은 사랑한다'에서는 저돌적으로 마음을 드러내는 왕원과 말 없이 위기에서 은산을 도와주는 왕린의 모습이 담겼다.
왕원과 왕린은 공녀로 차출될 위기에 놓인 은산을 걱정했다. 왕원의 마음을 눈치챈 원성공주(장영남)는 은산을 빼내줬고, 왕단(박환희) 또한 왕원과 왕린의 마음을 알게 됐다. 왕원과 왕린은 화려한 옷을 입고 나타난 은산을 보고 놀랐으나 긴 옷자락에 걸려 넘어질 뻔한 은산을 잡아주는 왕린의 모습에 왕원은 또 한번 질투를 느꼈다. 그리고 왕원과 왕린은 정면으로 맞붙었다. 왕원은 왕린에게 "은산을 잠깐 보낼까 생각했다. 하지만 저 녀석 없이는 하루도 안 되겠다"고 선언했다. 왕린은 "옆에 있겠냐고 물어봤냐. 싫다면 어쩔 거냐. 큰 새장이라도 만들거냐. 그 새장 안이 불행하다면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지만 왕원은 "그럴리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부분 한국 드라마의 삼각관계는 남녀주인공이 갖은 고초 속에 사랑에 골인하고, 서브 남주인공은 실연의 상처를 딛고 또다른 해피엔딩을 맞는 것으로 귀결된다. 하지만 '왕은 사랑한다'의 삼각관계는 그와는 다른 흐름을 보이며 어떤 커플이 탄생할지 예측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에 시청자는 '린산커플'파와 '원산커플'파로 나뉘어 치열한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캐릭터의 매력은 분명히 다르다. 왕린은 은산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바람처럼 나타나 그를 구해주는 흑기사다. 은산이 허당기를 발휘해 넘어지거나 할 때마다 잡아주고 받쳐주며 듬직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왕원은 이러한 왕린과 완전히 다른 성격의 소유자다. 때로는 유쾌하고 유치하게 소년미를 뿜어내지만 또 때로는 거침없는 상남자의 매력으로 반전을 안긴다.
특히 왕원의 돌직구 사랑법에 열광하는 이들이 많다. 첫 만남 이후 밝고 씩씩한 은산에게 끌렸던 왕원은 꾸준히 자신의 마음을 피력했다. 21일 방송에서도 왕원은 "은산이 내가 세자라서? 아니면 다른 여인의 사내가 될 거라서? 왜 그랬니. 왜 너를 택하지 말아달라고 한거야? 네 마음에 다른 사내가 있어서?"라며 엇갈린 진심에 대한 답답함을 드러냈다. 은산 또한 모두를 지키기 위해 왕원의 곁을 떠나려 했지만, 그에 대한 마음이 없지는 않은 상태.
하지만 원작에서의 삼각관계도 묘하다. 원작에서 왕원은 은산과 왕린을 모두 '자신의 사람'이라 정하고 그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똑같이 자신만을 사랑해야 하는 왕린과 은산이 서로를 바라본다는 것에 분노하는 설정이다. '왕은 사랑한다' 또한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전개를 보여왔다. 왕린과 은산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공로화와 공녀가 되기로 자처하는 모습에 왕원이 각성한다는 설정으로 두 사람에 대한 왕원의 집착어린 사랑을 표현했다. 이와 같은 전개라면 러브라인 자체는 은산과 왕린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처럼 '왕은 사랑한다'는 뻔한 듯 뻔하지 않은, 둘 중 누구를 선택할지 전혀 알 수 없는 오리무중 삼각관계로 시청자 호기심을 자극한다. 시청률을 떠나 네티즌 반응만 놓고 보면 여주인공 남편 찾기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응답하라' 시리즈에 뒤지지 않는 분위기다. 과연 '윤아의 남자'는 누구일지 궁금증은 깊어지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