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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자컵 적극 유치' 속초, 새로운 농구특별시 될까

관광도시 속초가 새로운 '농구특별시'로 거듭날 수 있을까.

21일 개막한 2017 WKBL(여자프로농구) 박신자컵 서머리그는 속초실내체육관에서 오는 26일까지 6일간 펼쳐진다. WKBL 6개 구단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유망주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면서 새로운 인재를 발굴한다는데 의의가 있다. 박신자컵 대회는 올해로 3회째다. 2015년 초대 대회가 속초에서 열렸고, 지난해에는 아산시에서 주최했다. 그리고 다시 속초로 장소를 옮겨 진행하게 됐다.

WKBL이 이번 대회를 다시 속초에서 개최하게 된 이유는 속초시의 적극성 때문이다. 속초시는 2년전 박신자컵 유치 당시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이번에도 가장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다. 사실 속초 뿐만 아니라 강원도 도내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농구나 프로스포츠 관련 산업에 관심이 많다. 양구나 홍천은 KBL 구단들의 전지 훈련 장소로 쓰이고, 속초 역시 그동안 유소년 대회 등 크고 작은 행사를 여러 차례 주최했었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농구 대회 주최가 새로운 홍보 마케팅 수단이 된다. 강원도 도내 10~30대 젊은 인구 비율이 점점 줄어들고, 속초 같은 영동 지역 관광도시들은 내수 산업만으로는 경제 활성화가 힘들다. 때문에 프로 스포츠 대회나 행사 유치를 통해 외부 관광객도 끌어올 수 있고, 강원도의 젊고 활기찬 이미지도 심어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최근 프로야구도 춘천야구장에서 2군 경기를 실시하는 등 이전보다 훨씬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농구는 실내스포츠라 야구나 기타 야외 종목에 비해 적절한 실내 체육관만 있으면 대회 유치에 큰 무리는 없다. 보통 시에서 대회를 유치하면 해당 종목 협회에 지원금을 투자하는데, 투자금이 고스란히 지역에서 소비되는 셈이기 때문에 일거양득이다.

대회 유치 때마다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WKBL도 적극적인 속초시 덕분에 기분 좋게 대회를 준비할 수 있었다. 물론 단점도 있다. 속초실내체육관은 워낙 오래된 체육관이라 시설이 노후화됐고, 연습 공간이나 선수들의 휴식 공간이 충분치 않다. 박신자컵이 유망주급 선수들이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라 경기 환경보다는 기회 자체에 의의가 있다고는 하지만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또 속초시 인구 자체도 9만명 정도 뿐이고, 대부분 상업종사자라 아직은 시민들의 농구에 대한 관심은 적다. 때문에 지난해 아산시에서 2회 대회가 열렸을 때보다는 관중이 훨씬 적다.

그래서 속초시와 WKBL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직 최종 확정 사항은 아니지만 속초시에서 새 전용체육관 건립을 검토 중이며 앞으로도 크고 작은 대회를 끌어와 '농구특별시'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WKBL도 앞으로 속초와 안정적인 협약이 맺어진다면, 참가팀과 참가 인원을 더 늘려 대회 규모를 키우고싶은 욕심이 있다. 후원이 늘어나면 상금 규모도 커지고, 자연스럽게 대회 위상이 높아지면서 속초시 홍보 효과까지 더 크게 누릴 수 있다.

속초=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