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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귀환' 고진영, 그녀가 흘린 눈물 속 담긴 2가지 의미

'고진영의 귀환'이다.

고진영(22·하이트진로)이 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 6개월여 만에 환하게 웃었다.

고진영은 13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파72·6545야드)에서 벌어진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았다.

최종합계 17언더파 199타를 친 고진영의 이번 시즌 첫 번째이자 통산 여덟 번째 우승컵에 입 맞췄다.

2라운드에서 KLPGA 최다 연속 버디 타이기록인 8개 홀 연속 버디로 단숨에 공동 2위로 치고 올라온 고진영은 1, 2라운드 선두 오지현(21·KB금융그룹)이 2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는 사이 1번 홀(파4) 버디에 이어 착실한 파 세이브로 단독 선두로 점프했다.

이후 9번 홀(파 4)에 이어 후반에서도 12번, 14∼15번, 17번 홀에서 거침없이 버디를 추가하며 경쟁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사실 우승이 다소 늦게 찾아왔다. 고진영은 지난해 '남달라' 박성현(24·KEB하나은행)의 독주 속에서 3승을 거두며 KLPGA 대상을 수상했다. 박성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떠난 올해는 고진영의 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고진영은 상반기 11개 대회에 출전해 톱 10에도 여섯 차례나 이름을 올렸지만 우승이 없었다. '대세' 김지현(26)이 3승, 이정은(21)과 김해림(28)이 나란히 2승씩을 거두며 '빅 3'를 구축하는 동안 고진영은 상금 순위 20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KLPGA 휴식기가 지난 뒤 고진영은 저력을 발휘했다.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은 메이저 대회를 줄줄이 앞둔 하반기 고진영의 폭발적인 뒷심을 위한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다만 고진영의 눈물 속에는 아픔이 담겨있었다. 투병 중인 할아버지를 떠올리자 눈물을 쏟아냈다. 고진영은 "할아버지께서 지난해 통산 7승을 했을 때까지만 해도 기억이 괜찮으셨는데 올해 초부터 큰 손녀인 저도 기억을 못 하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더 잘하면 할아버지가 나를 기억하시겠구나' 생각했다"며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골프여제' 박인비(29·KB금융그룹)는 18번째 도전에서도 국내 대회 첫 승 획득에 실패했다. 박인비는 최종라운드에서 버디는 1개에 그친 채 보기 4개와 더블보기 1개를 범해 5오버파 77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3오버파 219타로 본선 62명의 선수 가운데 공동 56위로 경기를 마쳤다. 메이저 7승을 포함해 LPGA 투어 18차례 우승에 빛나는 박인비는 국내 대회 첫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