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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률 5할 탈환한 롯데, 과연 지난해보다 나은가

한여름 중위권 싸움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24일 현재 3위 두산 베어스와 7위 롯데 자이언츠의 승차는 3.5경기 밖에 안된다. 두 팀 사이에 넥센 히어로즈, SK 와이번스, LG 트윈스가 순서대로 자리하고 있다. 4경기차인 1위 KIA 타이거즈와 2위 NC 다이노스의 2강 체제는 돌발 변수가 나타나지 않은 한 흔들릴 여지가 적다. 또한 3약으로 분류되는 하위권의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kt 위즈도 남은 시즌 판도를 바꿀만한 동력이 없다.

결국 중위권 5팀의 5강 싸움이 남은 페넌트레이스 최대 관심사라고 봐야 한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중위권 판도가 안개정국으로 돌변한 것은 롯데의 도약에서 비롯됐다. 3위를 굳건히 지키던 SK의 부진이 맞물린 결과다. 롯데는 후반기 6경기에서 4승1패1무, SK는 6경기에서 1승5패를 기록했다. 특히 롯데는 지난 주말 KIA와의 원정 3연전을 스윕하며 5월 31일 이후 처음으로 5할 승률(45승45패2무)에 복귀했다. 롯데가 강력한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10개팀 가운데 무려 7개팀이 승률 5할 이상을 마크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물론 이번 주 연승 또는 연패팀이 나타난다면 순위가 또 어떻게 바뀔 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렇다면 롯데의 포스트시즌 가능성은 지난해보다 높아졌을까. 롯데는 지난해 92경기를 치른 시점서 44승48패로 KIA와 공동 5위였다. 올해보다 승률은 낮았고 순위는 높았다. 당시 7위 한화에는 2경기차 앞섰고, 4위 SK와는 불과 1.5경기차였다. 즉 SK와 한화의 승차는 3.5경기, 두 팀 사이에 KIA와 롯데가 끼어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가운데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은 KIA와 8위에 처져있던 LG였다. 롯데에도 3.5경기차 뒤졌던 LG는 당시 남은 레이스에서 32승21패1무의 놀라운 행보로 페넌트레이스를 4위로 마쳤다. 반면 SK, 롯데, 한화는 뒷심이 부족했다.

올해도 전체적인 양상은 5개팀이 경쟁한다는 점에서 지난해와 비슷하다. 다만 롯데만 놓고 보면 가지고 있는 힘은 지금이 낫다. 마운드 안정이 지난해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날 현재 롯데의 팀평균자책점은 4.76으로 전체 4위다. 지난해 같은 시점엔 5.73이었다. 조원우 감독이 그렇게 바랐던 선발 안정화가 비로소 이뤄졌다.

조쉬 린드블럼이 지난 22일 복귀전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건재를 과시, 로테이션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 감독은 "당분간 로테이션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린드블럼-레일리-송승준-박세웅-김원중 순이다. 마무리 손승락이 전성기 페이스를 되찾아 불펜 근심도 크게 덜었다. 조정훈이 7년만에 돌아와 1이닝 셋업맨으로 자리를 잡은 것도 반가운 일이다.

마운드가 탄탄하면 타선이 아무리 기복을 보여도 5할 이상의 승률을 자신할 수 있다. 롯데의 후반기 팀평균자책점은 1.74로 압도적 1위다. 팀타율 2할2푼을 상쇄하고도 남는 수치다. 타선은 사이클을 타기 마련이다. 롯데 타선이 지금은 침묵 모드지만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 마운드가 지금의 높이를 유지하면서 타선까지 폭발한다면 순위 상승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변수는 부상이다. 롯데는 지난해 후반기 포수 강민호, 외국인 타자 맥스웰이 부상으로 한 달 이상 빠지면서 레이스에 제동이 걸렸다. 무너지던 마운드 역시 한여름을 지나면서 더욱 초췌해졌다. 롯데는 승률 5할에서 12경기나 모자란 66승78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현재 롯데 주축 선수들 가운데 큰 부상중인 선수는 없지만, 강민호의 피로누적과 손승락의 어깨염증은 신중히 관리해야 한다. 여기에 심신이 '흐트러지는' 선수가 나올 경우 조 감독이 전하는 액션과 메시지도 단호해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