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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국민사자' 세실 아들도 사냥당했다

2년 전 미국인 치과 의사의 손에 처참히 도륙된 짐바브웨 국민사자 세실의 아들이 아버지와 같은 최후를 맞았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짐바브웨 사자 산다가 '트로피(trophy) 사냥'으로 희생됐다고 보도했다. 산다는 다른 젊은 사자들과 함께 총에 맞아 숨졌다.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장착한 전자 추적기를 달고 생활해 온 산다는 잠바브웨 북부 황게 국립공원 밖에서 발견됐다.
트로피 사냥은 생계나 상업적 목적이 아니라 그 자체를 오락으로 즐기려고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행위를 말한다. 사냥꾼들은 보통 쏴 죽인 동물의 사체를 상업적으로 거래하지 않고 집으로 가져와 트로피처럼 전시한다.
트로피 사냥꾼 중에는 미국,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이 많으며, 이들은 합법적으로 트로피 사냥을 하기 위해 당국에 수천만 원을 지불한다.
야생동물이 많은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이 거액의 돈을 받고 이 같은 트로피 사냥을 허가해 준다.
올해 나이 6세인 산다 역시 합법적인 사냥 대상이었다.
이번 사냥을 위해 돈을 낸 사람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외국인의 사냥을 돕는 전문 사냥꾼이 산다의 추적기를 반납하고 사망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같은 트로피 사냥은 동물애호가 등으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고 있다.
사냥으로 야생동물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데다 일부 사냥꾼의 잔인한 사냥 방식은 도무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2015년 산다의 아버지 세실이 살해됐을 당시 촉발된 분노는 전 세계로 번졌다.


당시 짐바브웨에서 약 5만 달러(약 5천600만원)를 내고 사냥에 나선 미국인 치과의사 월터 파머는 세실을 발견하자 국립공원 밖으로 유인해 활을 쐈다.
세실은 40시간 동안 도망 다녔으나 다시 파머의 눈에 띄었고 결국 총에 맞아 사망했다. 파머는 죽은 세실의 머리를 자르고 가죽을 벗겼다.
세실은 국립공원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마스코트이자, 이동 경로 연구 대상이었던 만큼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파머는 보호를 받는 사자인지 몰랐으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냥했다고 해명했지만 그의 병원 주변에서는 한동안 항의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



gogogo@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