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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의 발롱도르]스타 엑소더스? AS모나코는 또 기적을 쓸 준비를 마쳤다

지난 시즌 가장 빛난 팀 중 하나는 단연 AS모나코다.

AS모나코는 파리생제르맹의 독주 시대를 끊고 리그1 우승을 차지했고,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내로라 하는 팀들을 제치고 4강에 올랐다. AS모나코가 키워낸 젊은 선수들은 유망주에서 스타로 떠올랐다. 이들은 빅클럽의 영입 1순위로 떠올랐다. 여름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돈다발을 꺼내든 빅클럽의 영입전이 시작됐다. 시작은 베르나르두 실바였다. 실바는 일찌감치 맨시티행을 확정지었다. 이적료는 무려 4300만파운드였다. 곧바로 최전방 공격수 발레레 제르망이 마르세유로 떠났고, 나빌 디라르도 페네르바체로 이적했다.

16일(한국시각) 또 한번의 빅딜이 이루어졌다. AS모나코의 중원을 지키던 티무에 바카요코가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기간 5년에 이적료는 3500만파운드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다. 왼쪽 윙백 벤자민 멘디는 맨시티행이 임박했고, 공격형 미드필더 토마스 르마도 아스널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오른쪽 윙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파비뉴는 맨유와 계속해서 연결되고 있다.

무엇보다 킬리안 음바페의 거취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난 시즌 혜성같이 나타난 음바페는 리그1과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단숨에 세계 최고의 공격수 반열에 올랐다. '제2의 앙리'로 불리는 음바페는 스피드와 결정력을 두루 갖췄다. 레알 마드리드와 아스널이 엄청난 이적료로 음바페를 유혹하고 있다. 쏟아지는 설만 놓고보면 이미 음바페의 몸값은 1억파운드를 호가한다. 성사만 된다면 폴 포그바(맨유)가 갖고 있는 역대 최고 이적료(8900만파운드) 경신은 시간 문제다.

AS모나코 입장에서는 지난 시즌 베스트11 중 절반 이상이 바뀌는 셈이다. 하지만 AS모나코는 이미 스타들의 엑소더스에 대비했다. 일단 중국행이 유력했던 레오나르두 자르딤 감독을 재계약하는데 성공했다. 자르딤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고, 키워내는데 일가견이 있을뿐만 아니라 전술적으로도 유연하다. 자르딤 감독을 주저 앉힌 AS모나코는 이어 선수 영입에 나섰다. 지난해 AS모나코의 기술이사가 된 안토니오 코르돈은 유럽 최고로 평가받는 AS모나코의 스카우팅 네트워크를 활용, 가능성 넘치는 젊은 재능들을 일찌감치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대표적인 선수가 유리 틸레망스다. AS모나코는 2500만유로에 유럽 최고의 플레이메이커가 될 수 있는 재목을 얻었다. 16세부터 안더레흐트의 주전으로 활약했던 틸레망스는 최근 재능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벨기에에서도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고 있다. 틸레망스는 당초 빅클럽 이적이 유력했다. 지난 시즌에는 거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을 뻔 하기도 했다. 벨기에에서 더 이룰거 žw는 틸레망스는 이적을 모색했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AS모나코를 택했다. 틸레망스의 파트너는 수알리오 메이테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테는 지난 시즌 벨기에 쥘테 바레험으로 임대돼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프랑스 각급 대표팀을 거친 메이테는 1m87의 신장에 기동력까지 갖춘 수비형 미드필더로 여러가지로 바카요코를 연상시킨다. AS모나코는 메이테를 단돈 800만유로에 영입했다. 틸레망스-메이테, 더 젊어진 AS모나코의 중원 듀오는 파비뉴-바카요코 이상의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이 아니다. 공격진에서는 호르디 음불라를 주목해야 한다. 음바페와 비슷한 스타일의 음볼라는 지난시즌 유스 유럽챔피언스리그 득점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득점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지난 2월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화려한 개인기로 기록한 골은 큰 화제를 모았다. 음불라는 바르셀로나B 입성 대신 1군 기회를 위해 AS모나코를 택했다. 또 AS모나코는 멘디의 이적에 대비해 리옹에서 20세의 공격적인 윙백 조르디 가스파르를 더했다.

AS모나코의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엄청난 수익을 거둬들인만큼 또 다른 투자가 이어질 수도 있다. 여기에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음바페 못지 않은 재능을 지닌 선수들이 언제 유스에서 올라올지 모른다. AS모나코의 유스 시스템은 유럽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자르딤 감독과 코르돈 이사는 유스 출신들의 기용에 주저함이 없다. 언제든 잭팟이 터질 수 있다.

2015년 AS모나코는 위기를 맞았다. 앤써니 마샬, 제프리 콘도그비아, 야닉 카라스코, 아이멘 압데누어 등이 차례로 팀을 떠났다. 모두가 AS모나코의 추락을 예상했다. 하지만 AS모나코는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올 시즌 성공을 거둔 선수들이 중용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스타들이 떠나면서였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다. 스타들이 떠난 자리에 새로운 유망주들이 자리했다. 이미 몇차례의 경험을 반복한 AS모나코는 성공과 실패의 간극을 줄일 노하우를 얻었다. 경험이 풍부한 골키퍼 디에고 베날리오를 영입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AS모나코는 또 한번의 기적을 쓸 준비를 이미 마쳤다. 그들은 이번 시즌에도 리그1 우승후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