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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김영광 '어디에도 못 속하는 역할. 진심으로 외로웠다'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아무에게도 사랑을 주지도, 또한 받지도 못하며 오로지 복수만을 위해 살아온 '파수꾼'의 장도한. 그런 장도한을 연기한 배우 김영광도 외롭고 쓸쓸했다.

지난 11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파수꾼'(연출 손형석·박승우, 극본 김수은·박효연)에서 복수를 위해 인생을 내건 미스터리한 검사 장도한 역을 맡은 김영광. 그는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파수꾼'과 관련된 에피소드와 드라마 종영소감을 전했다.

지난 5월 22일 첫 방송을 시작한 '파수꾼'은 부패와 거짓으로 얼룩진 대한민국 권력층의 민낯과 이들과 대척점에 서있는 정의를 실현 집단 파수꾼의 대립을 통해 극의 긴장감을 높이며 '새로운 유형의 장르물'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다른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캐릭터들과 이를 연기하는 주연배우들의 열연은 '파수꾼' 마니아의 양성시켰다.

특히 이 작품을 통해 '인생 연기'를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은 김영광. 그는 극중 윤승로(최무성)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속물 검사와 뒤로는 그에게 복수를 계획하는 '파수꾼'의 대장, 두 가지의 연기를 자유자재로 오갔다. 특히 윤승로 앞에서 보여준 섬뜩한 웃음 등 노련한 표정 연기가 압권이었다. 이런 연기에 대해 김영광은 "미친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다"고 입을 열었다."약간은 미친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어요. 복수를 위해 신분까지 바꾸고 살아온 인물인데, 이런 사람에게 진짜 자기의 모습이란 게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황에 따라 웃는 게 더 슬픈 것 같고 무표정인 게 더 화가 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대본에 적혀 있는 것 보다 한번더 꼬아서 표정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복수에 대한 부분만 나오면 약간 혼이 나간 사람 처렴 표현하고 싶었어요."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버린 채 복수만을 위해 살아온 장도한, 그 누구와도 진정한 소통을 하지 않고 살아온 그는 자신이 조직한 모임인 '파수꾼' 멤버들에게도 믿음을 얻지 못하는 외로운 캐릭터였다. 이런 장도한을 연기한 김영광은 모두와 가까워 질 수 없었던 장도한의 모습에 동화돼 "진짜 도한이처럼 진심으로 외로웠다"고 말했다.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싸늘한 눈빛이 너무 싫었어요.(웃음) 장도한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사람이 잖아요. 현장에서 진짜로 외로웠어요. 연기를 할 때 눈을 보고 시선을 마주치고 연기하는 데 저만 나타나면 '저 자식 또 왔어?' 이런 표정이니까요. 연기인데도 그런 시선이 참 무섭더라고요. 다음 작품에서는 사랑받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웃음)"

외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그만큼 외롭고 힘들었지만, '인생 캐릭터'와 '인생 연기'를 하게 해준 '파수꾼'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열린 결말로 인해 '파수꾼' 시즌2를 향한 시청자의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 김영광은 "이 멤버 그대로라면 시즌2 출연은 OK"라고 답했다."작가님과 PD님이 시즌2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야기 해주신 건 없지만 최종회 촬영을 하면서 배우들끼리 이정도 열린 결말이면 시즌2가 나올 것 같다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극중 도한이는 죽었지만 시즌2에는 영화 '엑스맨'의 찰스 자비에 교수처럼 휠체어 끌고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학도 했죠.(웃음) 연출 B팀 감독님은 '파수꾼 오브 갤럭시'로 시즌2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도 했죠. 지금 이 멤버들이 그대로 함께 간다면 시즌2도 함께 하고 싶죠."

이어 '파수꾼'을 통해 '장르물의 맛'을 알아버렸다는 김영광은 로맨스나 멜로 드라마 보다는 거친 전쟁 드라마나 영화가 욕심 난다고 덧붙였다.

"장르물을 해보니 참 재미있더라고요. '파수꾼' 전에는 재난도 한 번 겪어 봤잖아요?(JTBC '디데이'). 아직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전쟁물을 해보고 싶어요. 전쟁 같은 말도 안 되는 고통을 겪는 인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제 정신일 수 없는 전쟁통 속에서도 전우들끼리 그런 고통을 감당해나가는 모습, 그런 것들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전쟁이라는 상황만이 줄 수 있는 상황이나 힘이 있을 것 같아요."

한편, '파수꾼'은 범죄로 사랑하는 이를 잃고 평범했던 일상이 하루아침에 산산조각 나버린 사람들이 모임을 결성하고 '나쁜 짓 하면 벌 받는다'는 당연한 원칙조차 지켜지기 힘든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아픔을 이겨내고 정의를 실현하려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 드라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와이드에스 컴퍼니 제공, MBC '파수꾼'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