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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김영광 '속물 검사役, '부당거래' 류승범 선배님 참고'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단언컨대 '파수꾼' 속 김영광은 장도한, 그 자체 였다.

지난 11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파수꾼'(연출 손형석·박승우, 극본 김수은·박효연)에서 복수를 위해 인생을 내건 미스터리한 검사 장도한 역을 맡은 김영광. 그는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파수꾼'과 관련된 에피소드와 드라마 종영소감을 전했다.

지난 5월 22일 첫 방송을 시작한 '파수꾼'은 부패와 거짓으로 얼룩진 대한민국 권력층의 민낯과 이들과 대척점에 서있는 정의 실현 집단 파수꾼의 대립을 통해 극의 긴장감을 높이며 '새로운 유형의 장르물'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다른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캐릭터들과 이를 연기하는 주연배우들의 열연은 '파수꾼' 마니아의 양성시켰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파수꾼'을 이끈 대장 장도한 역을 맡은 김영광의 연기가 단연 빛났다. 극 초반 출세에 도움이 될 중앙지검 윤승로(최무성) 검사장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아첨을 하는 야비하고 속물적인 검사처럼 보이면서도 속을 알 수 없는 비밀을 가진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점점 그가 과거 간첩 사건을 조작하고 아버지를 고문한 윤승로를 향한 복수를 위해 '파수꾼'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본명 또한 장도한이 아니라 이관우 였다는 것을 알려지며 충격을 안겼다.김영광은 이런 장도한의 두 가지 얼굴을 탁월하게 연기했다. 능청스러우면서도 비열하고 속을 알 수 없는 장도한과 얼굴과 인생을 버리면서까지 복수를 꿈꾸며 상처를 안고 사는 애처로운 이관우. 낙차가 큰 두 가지 모습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연기하는 김영광에게는 '인생 연기' '인생 캐릭터'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원래 작품을 하면서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편은 아닌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주변에서 좋은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주셔서 진짜 반응이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 가서 혼자 찾아보고 그랬죠.(웃음) 제 연기에 대해 칭찬해주신 분들도 감사하지만, 이 드라마에 대한 애정으로 '우리 파수꾼 시청률 올리자' 이러면서 으›X으›X 해주시는 분들이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어요. 그런 반응으로 인해 더욱 에너지가 생겼죠. 칭찬을 받으면 더 잘하고 싶잖아요. 더 잘하고 싶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좋은 작품과 훌륭한 선배 연기자의 연기를 보고 분석하면서 더 좋은 연기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김영광. 그는 이번 작품에서 두 얼굴의 장도한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류승범과 주지훈의 연기를 참고하며 공부했다고 전했다.

"평소에 류승범 선배님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극 초반에는 영화 '부당거래'(2010, 류승완 감독)에서 류승범 선배님을 참고했어요. 엘리트 검사이면서도 속물스럽고 양아치 같은 면을 참고했어요.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자신 보다 계급적으로 높은 유승로 검사장 앞에서 자신을 낮추고 굽신거리는 모습은 영화 '아수라'(2016, 김성수 감독)에서 주지훈 선배님의 연기를 참고 했어요. 비굴하게 구는 것처럼 보여도 목적을 위해 언제나 예민하게 촉을 세우고 있는 모습을 따왔죠. 평소에도 훌륭한 선배님들의 연기나 작품을 보고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김영광은 낙차가 큰 인물을 오고가기 위해 연기 외적인 노력도 기울였다. 검사라는 직업으로 인해 수트만 입고 등장하는 장도한. 그의 수트 색에 변화를 주면서 인물의 이중적인 면을 표현하려고 한 것. 김영광은 스타일리스트에게 직접 수트 색의 변화를 제안했다.

"장도한은 초반과 후반도 그렇고, 각자 다른 캐릭터를 대할 때도 그렇고 간극이 큰 캐릭터였죠. 파수꾼 멤버들을 대할 때, 윤승로를 대할 때, 김은중을 대할 때도 다른 캐릭터였어요. 연기 외적으로는 의상으로 캐릭터의 달라지는 분위기나 자세를 표현하려고 했어요. 능글거리는 모습으로 다른 사람을 현혹하거나 꾀이려고 할 때는 밝은 수트를 입었고 중앙지검에 들어가면 무채색의 수트를 입었어요. 후반부에는 거의 짙은 색 수트만 입었어요."

억울하게 죄를 쓰고 한 평생 고통을 겪는 아버지를 보며 자신의 인생을 버리면서 오직 복수를 위해 살아온 장도한. 그는 지난 11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서 죽음을 맞았다. 조수지 딸의 죽음을 방치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던 그는 죽을 위기에 놓인 조수지를 구하고 죽었다. 이 결말에 대해 '파수꾼'의 애청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그간 보여줬던 촘촘한 전개와 달리 급하게 정리되는 듯한 엔딩에 대해 혹평을 하기도 했다. 이런 결말에 대해 김영광 역시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대본이 늦게 나와서 마지막 촬영도 늦게 시작됐고 시간적으로 여유롭지 못하다 보니까 엔딩에서 매끄럽게 보여드리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애정을 가지고 시청해주셨던 분들이 많이 아쉬워하시더라고요. 아쉬운 부분도 분명 있지만 열린 결말을 위한 선택적인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장도한이 죽는 결말을 맞는 게 나쁘지 않을 거란 생각은 쭉 하고 있었는데 정말 장도한이 죽는다는 건 대본이 나올 때쯤 알게 됐어요. 아쉽긴 하지만 장도한이 지금까지 저지른 나쁜 일에 대해서 속죄하고 조수지를 구하고 죽어서 다행이라 생각해요."

한편, '파수꾼'은 범죄로 사랑하는 이를 잃고 평범했던 일상이 하루아침에 산산조각 나버린 사람들이 모임을 결성하고 '나쁜 짓 하면 벌 받는다'는 당연한 원칙조차 지켜지기 힘든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아픔을 이겨내고 정의를 실현하려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 드라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와이드에스 컴퍼니 제공, MBC '파수꾼'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