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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률까지 똑같은 작년 두산·올해 KIA, 누가 더 강할까

지난해 곰의 자리였던 왕좌가 올해는 호랑이의 차지가 됐다. 적어도 올 시즌 전반기에는 그랬다.
프로야구 2016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가 올스타전 휴식기를 갖던 1년 전, 두산 베어스는 압도적인 전력으로 전반기를 1위로 마친 상태였다.
올해 절대 강자로 떠오른 팀은 KIA 타이거즈다.
투타의 완벽한 밸런스를 앞세운 올해 KIA를 보면서 지난해 두산이 떠오른다는 야구팬이 많다.
그렇다면 지난해 두산과 올해 KIA 중 더 강한 팀은 어디일까.
두산은 지난해 전반기를 마쳤을 때 2위 NC와 4.5게임 차로 앞선 1위였다.
올해 KIA는 2위 NC를 8경기 차로 밀어내고 단독 1위를 질주 중이다.
지난해 두산과 올해 NC의 전반기 승률은 0.671로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똑같다. 지난해 두산은 55승 1무 27패, 올해 KIA는 57승 28패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대로, 두산과 KIA의 이런 독주에는 막강한 투수진이 있었다.
지난해 전반기가 끝났을 때 두산의 평균자책점은 4.29로 1위였다. 특히 선발투수가 화려했다.
더스틴 니퍼트(12승), 마이클 보우덴(10승), 장원준(9승), 유희관(9승)으로 이어진 1∼4선발은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막강했다.
올해 지금까지 KIA의 평균자책점은 4.75로 LG, NC, 두산에 이은 4위다.
원투 펀치의 강력함은 KIA가 절대 밀리지 않는다.
지난해 1승을 포함해 15연승으로 KBO리그 외국인 투수 최다 연승 기록을 이어가는 헥터(14승)와 타이거즈 좌완 투수로는 최초로 개인 통산 100승 고지를 밟은 양현종(13승)은 팀 승리의 47%인 27승을 합작하고 KIA의 상승세를 쌍끌이했다.
수치로 나타나는 방망이의 위력은 KIA가 조금 낫다.
지난해 전반기를 마쳤을 때 두산의 팀 타율은 0.298로 1위였다.
시즌 초반 우려와는 달리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그림자는 보이지도 않았다.
양의지, 민병헌, 오재원, 김재호 같은 기존 멤버들이 제 몫을 해준 것은 물론이고 김재환, 오재일, 박건우가 동반 성장하면서 김현수의 공백을 함께 메웠다.
국가대표들이 포진한 내·외야 수비의 단단함은 말할 것도 없었다.



사실 KIA의 팀 평균자책점이 4위에 그친 데는 불안한 뒷문의 영향이 크다.
하지만 KIA는 '100억원의 사나이' 최형우가 이끄는 타선의 파괴력으로 이를 상쇄하고 있다.
자유계약선수(FA)로 4년간 100억원에 KIA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는 타점 1위(81개), 타격 2위(타율 0.374), 홈런 3위(22개)에 올라 '모범 FA'의 성공신화를 써가고 있다.
여기에 김선빈(0.380)은 리그 수위타자 자리를 지키고 있고 이명기(0.353), 안치홍(0.333), 나지완(0.326), 로저 버나디나(0.314)까지 타율 3할을 돌파했다.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진기록도 세운 KIA의 팀 타율은 무려 0.310에 달한다.
'키스톤 콤비'(2루수·유격수) 안치홍, 김선빈으로 대표되는 KIA의 수비도 두산에 버금간다.
이쯤이면 전반기 성적을 놓고 볼 때 지난해 두산과 올해 KIA의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정규시즌을 마치고 한국시리즈 우승팀까지 가려졌을 때 비로소 한 팀의 손을 들어줄 수 있을 전망이다.
두산은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93승 1무 50패(승률 0.650)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을 거머쥐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4전 전승으로 왕관을 썼다.
KIA의 올해 전반기 모습만 보면 이런 결과가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ksw08@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