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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한 소말리아 난민들 한숨…'고향 돌아오니 학교도 못 다녀'

소말리아 출신인 애이든 후세인은 6년 전 15세의 나이에 학교를 다니고 싶어 난민이 되기로 했다.
그는 소말리아가 내전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자 가족을 남겨두고 세계 최대 난민캠프 중 하나로 유엔과 다수 구호기구의 지원을 받는 케냐 북부 다다브 난민촌에 도착했다.
후세인은 "그곳에서는 무상 교육을 받을 수 있었어요"라고 27일(현지시간) AFP에 말했다.
그는 지난해 8월 21세의 나이에 난민촌을 폐쇄할 계획을 세운 케냐 정부가 제공하는 '난민귀환 프로그램'을 통해 소말리아 고향 마을로 돌아왔다.
떠나올 당시 후세인은 미화 400달러(한화 45만4천400원)를 받았으며 다다브 난민촌에서 제공되던 보건서비스와 보금자리, 무상 교육을 약속받았다.
인권단체들은 그러나 이들 난민이 내전이 여전히 진행 중인 고향으로 돌아와 약속받은 아무런 혜택도 누릴 수 없다며 비난하고 있다.
후세인은 오직 현금만 수령하였을 뿐 무상 교육 등 다른 혜택은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는 소말리아 서남부에 있는 고향 마을 바이도아로 돌아왔지만 다니던 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한 아쉬움에 커다란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지난 18개월 동안 5만 명 이상의 소말리아 난민이 다다브 난민촌을 떠나 '실패한 국가' 소말리아로 돌아왔다.
전쟁으로 대부분 국가 시스템이 붕괴한 가운데 교육 부문도 예외일 수는 없어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고 많은 학교가 이슬람 교육과정에 머물러 있거나 제대로 된 교사와 표준적인 학사과정이 없는 실정이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의 소말리아 연구원으로 최근 현지 조사를 위해 바이도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패트릭 음부구아는 바이도아로 귀환한 대부분 난민의 자녀들이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고 전했다.
설사 학교에 다니더라도 학교가 더는 교육기관의 역할을 하지 못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바이도아에 있는 29개의 학교 중 일부는 사립학교로 에티오피아, 케냐, 우간다, 심지어 카타르의 교육과정을 채택하고 있고 공립학교는 20년도 지난 해묵은 교육체제를 그대로 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도시 형태를 갖춘 다다브 난민촌에 있는 학교들은 모두 케냐의 최신 교육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줄리앙 내비어 대외관계 수석위원은 "소말리아의 교육 시스템은 제대로 기능을 못 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난관에 봉착했다"고 전했다.
마디나 압디누르 오스만은 7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이 중 5명이 케냐에서 학교에 다녔으나 소말리아로 돌아온 뒤론 아무도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오스만은 "애들이 학교에 다니기를 바랍니다. 교육을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같은 범주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최근 UNHCR과 케냐 정부가 추진하는 소말리아 '난민 신속 귀환' 프로그램은 일부 난민에게 현금을 제공하고 난민 자녀들에게 9개월간의 무상 교육을 보장하고 있다.
5명의 자녀 중 2명이 학교에 다니는 귀환 난민인 하디자 이삭 알리는 남편이 고령이라 9개월의 무상 교육이 끝난 뒤 자녀들을 학교에 계속 다니게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알리는 "우리 가족의 미래는 오직 애들 교육에 달렸어요"라고 강조했다.
소말리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소말리아 남서부 지역의 주도인 바이도아 지방 정부의 교육담당 관리인 사다드 모하메드 누르는 바이도아 정부는 교육부문에 지원할 준비가 돼 있지만, 중앙정부가 예산을 내려보내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농촌 지역의 교육과 농업발전을 지원하는 자선재단 READO(Rural Education and Agriculture Development Organization)의 압둘라히 알리 국장은 "이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극단주의 무장조직 알샤바브의 대원모집에 쉽게 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20살 또는 18살 난 청년들이 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우리 조직에 합류할래?'라고 유혹하는 무장조직에 손쉽게 '네'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는 또 교육을 받지 못한 젊은이들은 유럽으로 가는 지중해 난민선에 목숨을 맡기는 위험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대부분 청년인 2만 1천 명의 소말리아인이 유럽에 난민 신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후세인과 함께 바이도아로 돌아온 하산 모하메드는 UNHCR 직원들이 소말리아에서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다고 약속했지만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후세인은 학교에 갈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수시로 바이도아 난민 프로그램 사무실을 찾지만, 그곳 직원들의 약속과 달리 한 통의 전화도 걸려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후세인은 소말리아에 적절한 교육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 줄 알았다면 다다브를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다브를 떠나왔지만,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라고 힘없이 말했다.

airtech-kenya@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