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토일극 '비밀의 숲'의 유재명이 반전 연기로 시선을 장악했다.
24일 방송된 '비밀의 숲'에서는 황시목(조승우)과 이창준(유재명)의 언쟁이 벌어졌다. 황시목은 앞서 이창준이 검찰 스폰서 박무성(엄효섭)에게 권민아(박유나)를 소개받는 모습을 보고 성 접대를 받았을 것아리고 확신했다. 그래서 박무성 살인사건 배후로 이창준을 의심했다. 그러나 정작 화살은 황시목에게 돌아왔다.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에서 황시목의 지문이 발견됐고 서동재(이준혁) 또한 황시목을 범인으로 몰아갔다.
황시목이 위기에 몰린 순간, 이창준은 의외의 반을 보였다. "네가 범인 찔렀냐"며 직구로 질문을 던졌고, 황시목은 "모든 증거가 완벽히 나인데 왜 의심 안하냐. 진범을 알기 때문이냐"고 맞섰다. 이에 이창준은 접대를 받은 적 없으며 박무성 살인사건과도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또 김수찬(박진우)이 황시목을 범인으로 검거하려고 하자 이창준은 "더 확실한 것 가져와라. 내 사람 데려가려면"이라고 일갈했다.
그동안 이창준은 부정부패의 핵으로 그려졌다. 미성년자 성 접대를 받은 것도 모자라 황시목에게 승진을 제안하며 사건을 무마시키려 했다. 그의 처가 또한 수상했다. 장인 이윤범(이경영)은 황시목을 범인으로 만들라는 지령을 내렸고, 아내 또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신과 관련한 모든 의혹을 부인하는 한편 황시목을 감싸 안는 모습을 보이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부패한 검사가 아니라 진실을 쫓는 정의로운 인물이었던 것인지, 아니면 이 또한 철저한 악인의 가면을 숨기기 위한 연기인 것인지 궁금증을 유발했다.
이러한 반전은 유재명의 내공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다. 유재명은 tvN '응답하라 1988'의 학생 주임 류재명을 연기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극을 장악했다. 당시에는 다소 과격하고 투박하지만 서툰 인간미가 느껴지는 학생 주임이자 엉뚱한 사고뭉치 도롱뇽(이동휘)의 부친으로 극에 감칠맛을 더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절제된 카리스마와 표준어와 사투리의 중간에 있는 묘한 어투로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확실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그의 열연은 조승우의 냉철한 포스와 합을 이루며 시너지를 냈고, 덕분에 시청자들은 두 사람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과 묘한 브로맨스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한 악역인 줄 알았던 유재명의 반전은 '비밀의 숲'에 또 다른 기대감을 갖게 했다. 입체적인 캐릭터로 찾아온 그가 보여줄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