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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상반기 결산①] 키워드 셋 #돌아온 톱스타#장르물#아역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2017년 드라마계는 여전히 스펙터클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7년 상반기 드라마를 관통하는 키워드 세 가지를 꼽아봤다.

가장 큰 이슈를 모았던 건 역시 톱스타의 귀환이다. 90년대를 주름 잡았던 센 언니들과 원조 한류스타들이 속속 브라운관에 복귀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영애는 SBS 수목극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로 컴백했다. 그의 복귀는 MBC '대장금'(2004) 이후 13년 만의 일이라 큰 관심을 모았다. 이영애는 '사임당'을 통해 1인 2역까지 소화하며 열정을 보였지만 작품 자체는 흥행 면에서도, 화제성에 있어서도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청춘의 아이콘' 고소영은 KBS2 월화극 '완벽한 아내'로 SBS '푸른 물고기'(2007) 이후 10년 만에 안방극장을 찾았다. 작품 자체는 후반 뒷심이 부족한 탓에 흥행에 실패했지만, 고소영은 주인공 심재복 역을 맡아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와 깊은 감성 연기를 펼치며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했다. 이들의 배턴은 김희선이 이어받았다. 김희선은 JTBC 금토극 '품위있는 여자'에서 모든 걸 다 가진 재벌가 며느리 우아진 역을 맡아 MBC '앵그리맘'(2015) 이후 3년 만에 TV 팬들과 만난다. 드라마에서는 도도하고 우아한 부잣집 사모님이지만, 올리브TV '섬총사'에서는 털털하고 가식 없는 민낯의 예능 신생아로 활약하며 반전 매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김희선의 매력에 시청자는 열광하며, 여기에서 오는 호감도가 '품위있는 여자'의 인기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원조 한류스타' 송승헌과 권상우도 색다른 도전에 나섰다. 송승헌은 '사임당'에서 이겸 역을 맡아 SBS '남자가 사랑할 때'(2013) 이후 4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했다. 데뷔 이후 첫 사극이었지만 그는 여전한 비주얼과 가슴 울리는 순애보 연기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아냈다. 권상우는 SBS '유혹'(2014) 이후 3년 만에 KBS2 수목극 '추리의 여왕'을 선택했다. 본능 충실 열혈 형사 하완승 역을 맡은 그는 코믹과 멜로, 액션을 총망라한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톱스타의 귀환과 함께 아역 배우들의 성장도 눈에 띄었다.

1997년 MBC '뽀뽀뽀'로 데뷔한 뒤 '형제의 강'을 시작으로 아역으로 활동했던 이세영은 KBS2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로 홈런을 날렸다. 밝고 사랑스러운 민효원 캐릭터를 맡은 그는 현우와의 달달한 커플 연기로 '아츄커플' 신드롬을 불러왔다.'만인의 오빠' 여진구는 tvN 월화극 '써클:이어진 두 세계'로 인생작을 경신했다. 2005년 영화 '새드무비'에서 염정아 아들로 처음 등장했던 그는 2012년 MBC '해를 품은 달'에서 김수현 아역을 맡으며 신드롬을 불러왔다. 이후의 흥행 성적표는 썩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써클'이 작품성과 화제성을 모두 인정받고 있는 만큼, 성인 연기자로 전환하는 성장통은 모두 마쳤다고 볼 수 있다. 이제 SBS '다시 만난 세계' 출연까지 앞두고 있는 그가 다시 한번 '여진구 전성시대'를 불러올지 관심이 쏠린다.



2000년 MBC '가시고기'로 데뷔한 뒤 영화 '집으로'를 통해 '국민 남동생'에 등극한 유승호는 최근 방송 중인 MBC 수목극 '군주-가면의 주인(이하 군주)'에서 세자 이선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그는 카리스마 감성 연기부터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멜로 본색까지 봉인 해제하며 누나, 혹은 이모팬들의 마음을 일렁이게 만들고 있다. 유승호와 호흡을 맞추는 김소현 역시 잘 자란 아역 배우 중 하나다. 2006년 KBS2 '드라마시티-십분간 당신의 사소한'에서 정혜선 아역으로 처음 TV에 출연했던 김소현은 김유정 김새론과 함께 '아역 삼김(三金) 트로이카'로 군림했다. 그리고 '군주'에서는 유승호와의 애절한 로맨스로 한층 성숙한 연기를 뽐내는 중이다.

올 상반기는 유난히 장르물이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지상파부터 케이블 방송까지 너나 할 것 없이 장르 전쟁에 참가했다. MBC '파수꾼' '미씽나인', SBS '피고인' '귓속말', KBS2 '추리의 여왕', tvN '써클' '비밀의 숲', OCN '보이스' '터널' '듀얼'까지. 6개월 간 총 10편의 장르물이 선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특히 혜택을 본 건 OCN이었다. 세 편의 장르물이 모두 큰 사랑을 받았고, 특히 '터널'은 시청률 5%대를 돌파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꾸준히 장르물을 제작하며 지상파에서 하지 않았던 참신한 시도와 도전을 거듭해 온 내공이 빛을 발하며 '장르물의 명가'로 인정받은 것이다.

앞으로도 장르물은 계속 시청자와 만날 계획이다. '비밀의 숲'이 조승우와 배두나의 열연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고 SBS '조작', tvN '크리미널 마인드' '감옥', OCN '구해줘' '나쁜녀석들2' 등이 편성을 확정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장르물의 인기는 그만큼 시청자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이제는 '기승전 멜로'로 귀결되는 뻔한 공식보다 자신이 직접 드라마의 일원이 된 것과 같은 느낌을 갖고 주인공들과 함께 단서를 쫓으며 추리해나가는 형식의 '떡밥 드라마'에 더 큰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또 최근 대통령 탄핵과 대선이라는 전무후무한 사건을 겪으며 부조리한 사회 현실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폭발하면서 권선징악 메시지가 강한 장르물에 빠지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