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볼티모어 현지 매체인 '볼티모어 선'이 16일(한국시각) 볼티모어 오리올스 외야수 김현수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해 지독한 플래툰 시스템 속에서도 맹활약 했고, 대단한 출루율을 선보였음에도 올시즌 출전 기회는 박하다 못해 잔인한 수준이다. 이제는 우완 선발투수가 나와도 벤치를 달군다. 볼티모어 선은 '김현수가 부족한 출전기회에 대해 입을 열었다'는 제하 기사에서 김현수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했다.
볼티모어 선은 '김현수는 지난해 개막전에서 야유를 받으며 등장했지만 1년만에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출전 기회 자체가 부족하다. 팀내 역학관계가 복잡하다. 한국의 아이언맨(철인, 김현수가 한국에서 매경기 출전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라고 소개)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예나 지금이나 김현수의 출전문제에 대해선 자주 말을 돌린다. 립서비스도 곧잘 하지만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김현수는 통역을 통해 "매경기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다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내가 지금 그런 생각을 한다면 상황은 더 안 좋아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식(매경기 출전)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마음 먹고 있다. 우리 팀도 자주 이기고 있다. 팀에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볼티모어는 22승14패로 뉴욕양키스에 반게임 차 뒤진 아메리칸리그 동부조 2위다.
김현수는 "어떤 면에선 출전 문제는 내 손을 떠났다. 더 잘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내가 할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을 최대한 추스리는 일이다. 더 열심히 훈련하고 준비하는 수 밖에 없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이를 뿜어내는 일이다. 메이저리그 생활은 점점 더 편해지고 있다. 경기에 자주 나서지 못하다 보니 압박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팀이 자주 이기지 않나. 팀이 올바른 방향으로 간다면 나는 100% 감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도 속에서는 불덩이가 치솟겠지만 볼티모어 선과의 인터뷰는 시종일관 차분하게 대처했다. 김현수는 올시즌 타율 2할3푼4리 1홈런 3타점을 기록중이다. 김현수의 대항마 루키 트레이 만치니는 펀치력을 앞세워 오른손 선발투수가 나오는 날도 자주 출전하고 있다. 만치니는 타율 2할8푼8리에 7홈런 2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볼티모어 선은 '김현수의 트레이드도 쉬운 일이 아니다. 플래툰 외야수는 이적 시장에서의 주된 이슈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