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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자체발광' 고아성 '60만 취준생' 대변한 '사이다 엔딩'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은폭탄 컴백"

고아성의 사이다 엔딩이 화제다.

27일 오후 방송된 MBC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극본 정회현·연출 정지인, 박상훈)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정규직으로 채용된 고아성이 채용을 빌미로 공모전을 시작한 회사에 실망한 모습이 방송됐다.

이날 은호원(고아성 분)은 장강호(호야 분)와 함께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도기택(이동휘)의 탈락에 눈물지었다. 하지만 은호원을 분노케 한 것은 따로 있었다.

은호원은 회사에서 주최한 대학생 공모 담당자가 됐고, 서류가 이메일에서 튕겨질까봐 직접 들고 온 취준생을 만나 얼마전까지 자신과 같은 절실한 마음이었을 그녀를 애잔하게 바라봤다.

이후 새로 본부장으로 부임한 서현(김동욱)이 회사 주도권을 갖기 위한 기싸움을 벌이던 중 "하반기 추가 채용은 없다. 하지만 회사 공모전은 변동 없이 진행하라"고 못박았다.

이를 들은 은호원은 "취준생들이 '채용 우대' 하나 보고 자기가 노력한 시간 저작권 다 무시하고 다른 회사 다른 공모 포기하고 우리 회사에 지원하고 있다"며 "하반기 채용 계획 없다는거 공모자들도 알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취준생의 절박한 마음을 이용한 기만이다. 인터뷰에서 뭐라고 하셨죠? 이건 60만 취준생을 우롱하는 일"이라고 소리치며 사이다 분노를 터뜨렸다. 갓 정규직이 된 신입사원이 사주 아들이자 본부장에게 입바른 소리를 거침없이 한다는 것은 현실세계에서는 불가능할법한 일이지만 시청자들은 대리만족을 느꼈다.

이날 방송에서는 '취준생 우롱'이라는 회사의 갑질만 다룬 것이 아니었다. 회사 구성원들이 개입하는 먹이사슬 관계, 유능한 여성의 승진에 한계가 있는 유리천장, 회사에서 내쳐진 임원들의 치킨 창업까지 다양한 인물들을 현실감 있게 다뤘다.

서현은 서우진을 이기기 위해 박상만(권해효)를 제치고 조석경(장신영)에게 직접 업무를 지시했다. 상사와 아랫사람 사이에서 팽 당한 박상만은 회사에서 내쳐진 한정태(이윤상)에게 찾아가 고민을 상담하고, 다른 비전을 찾지만 한정태가 치킨집을 구상하고 있는 모습에 실망했다.

유능한 여사원이지만 만년 과장인 조석경은 서현이 시키는 일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면서도 라인을 타기 위해 무조건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서우진이 이를 지적하자 "일만 잘한다고 승진이 되지는 않더라. 여직원들의 불평등을 이해하고 나서 나를 비난하라"고 맞대응했다.

다소의 판타지를 섞었지만 회사의 부조리함을 현실감있게 그려낸 '자체발광 오피스'는 울고 웃기고, 짠하고 시원한 전개를 오가며 다양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ly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