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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않기로…사업 구조적 경쟁력 유지'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 전환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투자자들의 요구에 따라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으며 외부 전문가들과 전략, 운영, 재무, 법률, 세제, 회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주회사 전환 여부를 검토해 내린 결론이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하지 않기로 한 이유는 경영 역량 분산에 따른 사업 경쟁력 약화다. 삼성전자의 사업구조는 스마트폰, TV 등 세트 사업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경기가 하락해도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었으며, 기술과 설비에 대한 과감한 선제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해왔다. 다른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갖지 못한 삼성전자의 경쟁력이다.

삼성전자는 "회사가 사업 구조적 측면의 경쟁력을 갖춘 상황에서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추가적인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별로 없어 삼성전자는 그 동안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균형적인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올해 1분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확정 실적으로 매출은 50조5500억원, 영업이익은 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8.27%가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규모에 큰 변동이 없는데도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은 제품 판매로 남기는 이익률이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19.6%의 영업이익률도 기록했다. 증권가는 최근 갤럭시S8의 출시로 모바일 부문의 영업이익 상승 모멘텀과 글로벌 반도체 호황과 맞물려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12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수반되는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점도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에 나서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선 계열사 보유 지분 정리 등이 필요하다. 계열회사의 보유 지분 정리는 각 회사 이사회와 주주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라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추진하는 쉽지가 않다.

게다가 금산법(금융산업의 구조개선법)과 보험업법 규정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할 경우 현재 금융 계열회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일부 또는 전량 매각이 필요해 주가의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건의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부담스럽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이 어려운 제반 여건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구조 대비 뚜렷한 개선 요인이 없어 주주가치와 회사 성장에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