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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안재홍 '소고기와 꿈을 준 이선균, 내게 가장 멋진 선배'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안재홍(31)이 오랜 절친이자 선배 이선균(42)과 추억담을 밝혔다.

코미디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문현성 감독, 영화사람 제작)에서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 비상한 재주까지 겸비한 신입 사관 윤이서를 연기한 안재홍. 그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건국대학교 영화전공 출신 안재홍은 재학시절 출연한 단편영화 '구경'(09, 김한결 감독) '술술'(10, 김한결 감독)을 통해 배우로 데뷔했고 이후 '굿바이 보이'(11, 노홍진 감독) '북촌방향'(11, 홍상수 감독) '1999, 면회'(13, 김태곤 감독)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13, 홍상수 감독) 등에서 조·단역을 맡으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았다.

2014년 개봉한 독립영화 '족구왕'(우문기 감독)에서 첫 장편영화 주연을 맡게 된 안재홍은 폭발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단번에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올랐고 이후 도전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봉블리' 김정봉 역을 맡아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응답하라 1988'로 '라이징 스타'가 된 안재홍은 다시 충무로로 돌아와 '널 기다리며'(16, 모홍진 감독) '위대한 소원'(16, 남대중 감독) '굿바이 싱글'(16, 김태곤 감독) '범죄의 여왕'(16, 이요섭 감독)으로 관객을 찾았고 올해엔 '조작된 도시'(박광현 감독) '밤의 해변에서 혼자'(홍상수 감독), 그리고 신작 '임금님의 사건수첩'으로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는 오는 5월 첫 방송을 앞둔 KBS2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임상춘 극본, 이나정 연출) 촬영에 한창이다.

극 중 모든 사건은 직접 파헤쳐야 직성이 풀리는 총명한 왕 예종 역의 이선균과 첫 호흡을 맞춘 안재홍. 그는 데뷔 전부터 남다른 인연을 맺은 이선균과 한 작품으로 의기투합한 것에 대해 "매 순간 굉장히 소중했던 시간이었다"고 진심을 전했다. 실제로 안재홍은 홍상수 감독의 제자였던 시절 이선균을 처음 만났다고. 이선균은 안재홍의 첫인상에 대해 "낯을 많이 가려 영화과 학생인 줄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해 안재홍은 "당연히 영화과 학생인 줄 몰랐을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내 끼를 드러내거나 나서려고 하기보다는 낯을 가려 최대한 조용하고 묵묵하게 작품에 참여하려고 했다. 아직도 기억나는 선균 선배의 첫인상은 나를 포함한 내 동기들이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 단역으로 참여했을 때 쉬는 시간에 우리에게 다가와서 '학생이냐?'고 묻는 모습이다. 우리에게 '몇기냐?'고 물어보고 영화과 2기라고 답하니까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던 선균 선배의 모습이 생각난다. 선균 선배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과 1기였는데 선배 없이 학교 생활하면서 스스로 느낀 막막함에 대해 이야기를 해줬다. 우리를 보면서 자신의 학창시절을 떠올렸다며 소고기도 사주고 소 곱창도 사줬다"며 "선균 선배는 우리에겐 진짜 특별한 선배였다. 가난한 학생들이 어떻게 비싼 소고기를 먹고 소 곱창 먹으러 가겠나? 물론 맛있는 것을 자주 사주셔서 감사하기도 했지만 배우를 꿈꾸는 우리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많이 해줘 정말 고마운 선배다. 특히 나는 선균 선배가 제일 멋있는 선배라는 인식이 있다"고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안재홍은 "이렇듯 멋있는 이선균 선배와 작품으로 만나니 감회가 새로웠다. 물론 선균 선배와 첫 작품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처음 3회차 촬영까지는 리액션이 안 맞아 고생했다. 3회차 이후 1박 2일 선균 선배와 연기,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그 이후 마침내 합이란 게 맞춰지더라. 아무래도 나는 큰 상업영화는 처음인 데다가 역할도 너무 커서 걱정도 많았고 서툴렀던던 점도 많았는데 선균 선배가 이런 나를 잘 이해해주고 끝까지 잘 끌어주셨다. 이선균 선배의 연차 정도면 나 같은 후배가 헤매고 있으면 답답해서라도 바로 정답을 알려줄 법한데 끝까지 내가 스스로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옆에서 차근차근 도와줬다. 연기하면서도 선균 선배가 나를 배려해주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은 선균 선배와 관계가 없었더라면 많이 힘들었을 작품이었다. 너무 귀했던 시간이었고 더 많이 친밀해질 수 있었다. 주로 지방에서 촬영했는데 3~4일 휴일 생기면 대게 서울로 올라가는데 우리는 안 가고 같이 셀프빨래방 가서 빨래를 돌리거나 관광을 갔다.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웃었다.

한편, 허윤미 작가의 동명의 인기 웹툰을 영화화한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예리한 추리력을 지닌 막무가내 임금 예종과 천재적 기억력을 가진 어리바리 신입 사관 이서가 조선판 과학수사를 통해 한양을 뒤흔든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치는 유쾌한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이선균, 안재홍, 김희원, 주진모, 장영남 등이 가세했고 '코리아'를 연출한 문현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6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