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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거인' 리쉘, IBK기업은행에 우승 안겼다

"근력이 웬만한 남자 선수 수준이에요."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평가한 외국인선수 리쉘이다. IBK기업은행은 30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26-24, 25-20, 18-25, 25-18)로 승리하면서 최정상에 올랐다. 리쉘은 홀로 36득점을 터뜨렸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챔피언트로피. 이 감독은 리쉘은 공신으로 꼽았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있겠냐마는 이 감독은 단연 리쉘을 지목했다. "사실 정규리그 5라운드 때도 리쉘이 MVP 되길 바랐고, 될 만한 활약을 했다."고 했다.

당초 리쉘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무엇보다 키가 작았다. 팀의 주포를 맡아야 할 외국인선수 리쉘. 그의 신장은 불과 1m84다. 이날 맞붙었던 흥국생명의 러브는 1m97이다. 플레이오프에서 대결을 펼쳤던 알레나도 1m90이다.

하지만 근성과 끈기, 그리고 근력은 그 어떤 외인보다 뛰어났다. 엄하고 까다롭기로 소문난 이 감독의 호랑이 조련에도 싫은 내색 없이 착실히 따라왔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작은 키로 공격을 하다 보니 경기 막판엔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다. 리쉘은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해 수액 주사를 맞기도 했다. 이 감독은 "솔직히 키가 작다 보니 막판으로 가면서 점프도 떨어지고 힘들어했다"면서도 "그래도 끈질기게 붙으면서 제 몫을 하려 부단히 노력을 했다. 신체능력을 검사해보니 하체와 몸통등 부위별 근력이 웬만한 남자 선수 수준이더라"라고 했다.

포기는 없었다. 불굴의 정신력으로 육체의 피로를 극복했다. 리쉘은 2차전에서 33득점을, 3차전서는 무려 42득점을 때려넣었다. 4차전에서도 맹폭을 가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IBK기업은행의 챔피언 등극, 그 중심엔 '작은 거인' 리쉘의 맹활약이 있었다.

화성=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