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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 이정후, 아버지 이종범과의 공통점·차이점은?

넥센 히어로즈의 '루키' 이정후가 시범경기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정후는 9경기에 출전해 타율 0.444(27타수 12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역전 결승 2타점 적시타, 2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9회 동점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안타를 치며 시범경기 '스타'로 떠올랐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넥센 입단. 그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로 유명하다. 유전자는 속일 수 없는 걸까.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야구선수로서의 자질만큼은 선천적으로 타고났다.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에 대해 "친구같은 아빠"라고 말한다. "늘 격려해주고, 응원해주는 좋은 아빠다.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는 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며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정후는 아버지를 얼마나, 어떻게 닮았을까?

▶강심장

이정후의 최고 장점은 신인답지 않은 강심장이다. 아직 아버지 만큼 많은 것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신인 시절 '바람의 아들'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다.

이정후는 "나도 아직 프로에 대해 잘 모르지만, 나를 상대하는 선배님들도 나에 대해 잘 모른다. 잘 모를 때 더 무섭다는 말도 있지 않나. 일단 부딪혀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시범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타고난 성격이다. 구단 관계자는 "보통 신인들에게 첫 스프링캠프에서 장기 자랑을 시키면 쑥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이정후는 망설임 없이 '그냥 하면 되지. 뭐가 어렵나'라면서 하더라"고 귀띔했다.

강심장은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프로 경력이 자신보다 훨씬 많은 선배들과 상대해도 기죽지 않는다. 자신 있는 스윙이 안타로 연결될 확률이 훨씬 높다.

▶안타를 만드는 능력

타격 재능은 타고남 반, 노력 반으로 이뤄진다. 이정후의 경우 타고난 재능이 무척 크다.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해 프로에 온 만큼 파워는 부족하다. 홈런을 치는 중장거리형 타자는 아니어도 컨택트 능력이 좋다. 넥센 코칭스태프도 "방망이 하나만큼은 타고난 친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입단 때부터 공격 자질은 인정을 받았지만, 프로에서도 통할 지 반신반의했다. 이정후는 "고등학교 때까지 상대했던 투수들과 지금 시범경기에서 만나는 투수들은 전혀 다르다"고 했다.

하지만 타석에서 순간적인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굉장히 빠르다. 아버지 이종범처럼 어느 정도 타고난 부분이다. 똑바로 오는 공이 아니어도 고른 방향으로 만들어 치는 능력이 돋보인다.

이정후는 지금 파워를 기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일단은 웨이트트레이닝과 체격 키우기가 먼저다. 큰 신장(1m85)에 비해 체중은 80㎏로 호리호리한 편이다. 앞으로 90㎏까지 체중과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1군에서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중이다.

▶주루·수비는 아직

주루 스피드와 수비는 아직 아버지의 신인 시절과 비교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아버지보다 훨씬 키가 큰 탓인지, 이정후는 발이 아주 빠른 편은 아니다. 장정석 감독도 "이종범의 아들이라 무척 빠를 줄 알았는데 아니라서 당황했다"며 웃었다. 또 베이스 러닝 등은 앞으로 경험을 쌓으며 배워야 할 부분이다.

수비 포지션도 애매하다. 고교 시절 주 포지션은 아버지와 같은 유격수였다. 그런데 짧은 거리 송구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이 때문에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고1 때부터 외야 수비를 종종 봤었기 때문에, 평균 정도는 소화할 수 있다.

넥센은 신인 선수도 스스로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수비 포지션을 맡기려고 한다. 장정석 감독은 이정후에게 유격수, 3루수 수비 연습을 시켰다. 그러나 선수 본인이 외야를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만큼 타격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외야수 출전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