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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용수 위원장 2편 '바르샤 듀오, 아직 A대표로 부족'

◆(2편)이용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 인터뷰



한국 축구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수렁에 빠졌다.

기술위원회가 도마에 올랐다. 위원장이 축구협회 간부급 직원이라 독립성이 부족했고, 전문성도 떨어졌다. 무늬만 있을 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새롭게 판을 짜야 할 정몽규 당시 신임 대한축구협회장의 답은 하나였다. 이용수 카드였다. 이 위원장은 역대 기술위원회 가운데 가장 독립적인 운영을 하며 거스 히딩크 감독 영입 등 한국 축구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에 오르는 데 크게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위원장은 한-일월드컵 이후 재야에 묻혀 야권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의 역량은 정 회장에게도 매력적이었다.

이 위원장은 다시 한국축구의 중심을 잡았다. 그의 손에 의해 다시 외국인감독 시대가 열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 위원장의 작품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굴곡이 있었지만 연착륙에 성공했다. 역대 최장수 대표팀 감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 위원장은 한국축구 개혁을 위한 과제도 소홀하지 않았다. 유소년 육성부터 승강제까지 손에 잡히지 않던 실체들이 그의 체제 하에서 서서히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그 사이 이 위원장의 직함에는 새롭게 부회장이 붙었다. 정신 없이 보낸 3년은 그에게 어떤 시간들이었을까. 이 위원장이 지켜본 슈틸리케 감독의 이면부터 발전을 거듭하는 중국축구에 대한 부러움과 5월에 열리는 U-20 월드컵에 대한 기대들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풋볼팬타지움에서 이 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2002년 월드컵 키즈들이 많이 성장했다.

▶자원(풀)은 많이 좋아졌다. 어찌보면 트레이닝 방법이나 국제적인 경기경험이나 이런 것들은 그 전에 비하면 좋은 조건으로 바뀌고 있다.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우리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12세 15세 18세라는 연령별 대회를 같은 또래들과 경기를 한다. 프로 유소년 팀도 있지만 18세 팀을 놓고 보면 16, 17세때 경기 경험을 많이 못한다. 이 시기가 중요한 시기다.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2~3학년이 먼저 뛰어야 한다. 1학년은 나중에 시간이 있지 않겠냐고 막연히 생각하더라. 하지만 16세와 17세라는 중요한 시기에 경험을 못갖는다. 올해부터 프로 유소년 팀이라도 16, 17세팀의 경기를 시작한다. K리그팀만이라도 좀더 세부적으로 나눠서 R리그의 구조로 미래를 준비하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 프로 유소년 팀은 학원팀과의 경쟁이 아니고 자기들끼리만 했으면 좋겠다.

-바르샤 듀오(백승호 이승우)를 성인으로 끌어올리는 부분은.

▶아직 성인 대표까지 올라오기에는 기량적으로 부족하다. A대표팀은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상위 실력자가 와야 한다. 물론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활약하고 또 다른 가능성이 열릴 수도 있다. 생각보다 많은 유소년들이 축구 유학을 간다. 그 부모들은 학생 위해 희생하는 것인데 잘 연결됐으면 한다. 그러나 무조건 유학을 간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A대표팀이 예전에 비하면 많이 젊다.

▶이 팀은 젊은 팀이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 더 좋아질 수 있다. 2차예선 최종예선을 한 후 본선에서 경기력이 피크가 될 수 있는 연령대 구조다. 그때는 A매치 100경기 정도 되는 선수들이 두세명 정도 될 것이다. 신구 조화가 가장 바람직하다.

-중국 축구에 엄청난 돈이 투자되고 있는데.

▶두 단어로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부럽다.(웃음) 저 재력을 우리도 조금만 쓸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정말 유소년부터, 프로축구 구단이 지역 발전에 절대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돈이 있으면 외국선수를 사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체 유소년 육성 시스템을 해야한다. 축구 산업이라는 것은 표준화가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면 제빵 회사에서 식빵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 있다. 축구산업에서 제품은 선수 육성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선수 육성에 대한 공통된 생각이 과연 있냐. 축구에서는 흥미 있는 선수를 어떻게 키운다는 매뉴얼이 없다. EPL은 아카데미가 돼 있다. 우리는 24개 프로팀과 대학팀 고등학교팀 전부 다 다르다. 다 각자다. 적어도 선수 육성 노하우에 대한 생각은 프로 24개팀은 모여서 의논도 하고 선수 육성에 대한 부분은 공유하고 이것이 산업화가 되는 길이다. 좋은 선수를 키우는 것이 프로축구가 해야할 일이다. 300억짜리 선수를 만들면 돈은 다 해결된다. 우리는 산업에 육성을 연결 안한다. 마케팅 홍보 등 외적인 것만 생각을 한다. 중국도 저 재력이 있을때 선수 육성을 산업에 넣어야 한다.

-이제 승강제 부분은 전체 그림이 보인다.

▶K1(클래식)과 K2(챌린지)는 그런대로 돌아가고 있다. K3도 두 부분으로 나눴다. K2 밑으로는 승강제로 가기에는 재정적 어려움이 있다. 몇년 시간을 두고 보면 승강제는 K3가 K2에 붙어서 그 안에서 해서 K4까지만 되면 승강제에 대한 부분은 만들어질 것이다. 생활체육 분야 디비전 5, 6, 7도 구성이 돼 가고 있다. 디비전5는 아마추어 전국구 리그, 6는 시리그, 7은 시군구리그. 내셔널리그(실업축구)는 욕심 같아서는 K2로 오게 하거나 K3로 가거나 했으면 한다. 그러나 아직 내셔널리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 못했다. 디비전 5, 6, 7은 올해부터 시작된다. 생활 축구하고 합치면서 한편으로 어려움도 있지만 전체 축구 산업의 규모는 기본적으로 선진국 모델을 쫓아가는 틀을 마련했다.

-5월 있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어떤 걸 기대하나.

▶축구는 우리 역사와 같이 했다고 생각한다. 20세 이하 월드컵은 탄핵 정국으로 상처받은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다시 하나가 되는 장이 될 것이다. 신태용 감독이 잘할 것이다. 다양한 경험을 한 신태용 감독이 지도력을 발휘할 것이다. 노주환 박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