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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점검, 5인 로테이션 완성도 1위는 어디?

2주 일정으로 진행중인 프로야구 시범경기 레이스가 중반을 넘어섰다. 시즌 개막에 맞춰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1군 엔트리를 추리는데 여념이 없을 시점. 가장 중요한 작업 가운데 하나는 5인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하는 일이다. 4월 일정이 불규칙한 메이저리그나 6인 로테이션을 쓰는 일본 프로야구와 달리 KBO리그는 '6일 경기-월요일 휴식' 패턴이 고정돼 있기 때문에 시즌 시작부터 5명의 선발진을 가지고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시범경기 동안 많은 팀들의 고민은 5선발. 사정이 좋지 않은 팀은 4선발도 마땅치 않다. 지금까지 5인 로테이션 '완성도'가 가장 높은 팀은 어디일까.

▶순서만 정하면 된다

역시 '선발 왕국' 두산 베어스가 으뜸이다. 니퍼트-장원준-보우덴-유희관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 4'에 좌완 함덕주가 가세한다. 김태형 감독은 "캠프부터 덕주를 5선발로 생각하고 기용했다. 더 좋은 공을 뿌리는 투수가 나오면 모르겠지만 없다"고 했다. 함덕주는 지난 18일 시범경기 첫 등판서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4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140㎞대 중반의 묵직한 직구와 과감한 몸쪽 승부가 인상적이었다. 기존 선발 4명도 컨디션을 순조롭게 끌어올리고 있다.

두산 못지 않은 선발진을 갖춘 LG 트윈스도 사실상 5선발을 확정했다. 임찬규가 허프-소사-류제국-차우찬의 뒤를 잇는다. 양상문 감독은 "경험도 있고, 구위도 좋아졌다"며 합격점을 줬다. 지난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새 식구 차우찬은 23일 또는 24일 SK 와이번스전에 첫 등판해 점검받을 예정. 양 감독에 따르면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기간중 발목을 다친 차우찬은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다만 1선발 허프가 지난 1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로 나서려다가 무릎 통증을 느껴 확인이 필요한 상황.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는 검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주 시범경기 1위를 달린 kt 위즈는 선발진의 전체적인 페이스가 빠르다. 로테이션 완성도 측면에서 톱클래스 수준이다. 1선발 돈 로치의 페이스가 인상적이다. 두 차례 등판서 합계 11이닝 9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140㎞대 후반의 직구가 묵직한 느낌이고, 투심, 스플리터, 커브 등 떨어지는 변화구도 다양하다. 피어밴드는 1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4이닝 동안 8안타와 2볼넷을 내줘 불안했지만, 노련미를 앞세워 1실점으로 잘 막았다. '영건'들도 기대감을 높인다. 고영표는 1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5이닝 3안타 무실점, 주 권은 17일 KIA전에서 5이닝 5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정대현도 앞서 15일 삼성전에서 5이닝 3안타 1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안정적인 앞쪽, 불안한 뒷쪽

넥센은 밴헤켄과 션 오설리반, 원투펀치와 지난해 신인왕 신재영까지 1~3선발은 확정했다. 4,5선발은 오주원 최원태 박주현 금민철 등 대략 4명 정도가 후보다. 이 가운데 오주원은 지난 18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4이닝을 2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막으며 자리 하나를 예약했다. 장정석 감독은 이번주 최원태 금민철 박주현을 한번 더 테스트할 생각이다. 넥센은 시즌중 조상우와 한현희가 합류하면 선발진을 재조정할 수 있다.

SK는 변수가 많다. 에이스 김광현이 빠졌기 때문. 켈리는 지난 18일 KIA와의 시범경기 첫 등판서 4이닝 5안타 3실점했다. 투구수(64개)도 어느 정도 채웠고, 구속도 최고 151㎞를 찍어 개막전 준비에 문제는 없어 보인다. 새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도 지난 14일 롯데전에 등판해 4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막으며 첫 실전서 안정감을 보였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4㎞, 체인지업과 커브 구사도 무난했다. 켈리-다이아몬드 듀오에 이은 3선발은 윤희상이다. 19일 KIA전에서 초반 난조를 딛고 4이닝 2안타 2실점으로 목표로 했던 투구수 60개 이상을 던졌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시범경기를 하면서 4,5선발과 스윙맨까지 정할 것"이라고 했다. 후보는 박종훈 김주한 문승원 김성민 등이다. 박종훈은 1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3이닝 동안 59개의 공을 던져 3안타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제구력 안정이 과제지만 선발 경험이 있는만큼 4선발이 유력하다.

NC는 180만달러를 주고 데려온 제프 맨쉽의 첫 등판 결과에 환호했다. 지난 18일 삼성전서 5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6㎞를 찍었고,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탁월한 땅볼 유도 실력을 과시했다. 에이스 해커의 원투펀치 파트너로 손색없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3선발 이재학도 첫 등판서 4이닝 1실점으로 무난한 피칭을 했다. 4,5선발은 장현식 최금강 구창모 등 3명이 후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구창모는 2경기서 9이닝 8안타 3실점, 장현식과 최금강은 각각 1경기서 3이닝 1실점,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물론 이 가운데 탈락자는 불펜 활용이 가능하다.

KIA 원투펀치 헥터와 양현종은 걱정이 없다. 새 외인 투수 팻딘도 두 차례 등판서 7⅓이닝 3안타 3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150㎞에 이르는 직구를 비롯해 투심, 포크볼, 커브, 슬라이더 등 구종이 다양한 팻딘은 공격적인 투구가 강점이다. 그러나 4선발 후보였던 김진우가 옆구리 부상을 입고 재활군으로 내려가 로테이션 뒷쪽이 걱정스럽다. 일단 김기태 감독은 홍건희 김윤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

▶후보도 많고 물음표도 많고

삼성 새 외인 듀오 앤서니 레나도와 재크 패트릭은 첫 등판서 평가가 갈렸다. 레나도는 17일 LG전에서 3이닝 2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갖게 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6㎞까지 나왔고,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도 무난했다. 반면 패트릭은 지난 16일 한화전에서 4이닝 6안타 3실점으로 불안했다. 제구력을 좀더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 식구 우규민은 18일 NC전에서 2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윤성환은 첫 등판서 난조를 보였지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5선발은 경쟁 체제다. 부활을 선언한 장원삼과 최충연은 좀더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하는 반면, 이수민 정인욱 장지훈 등은 기세가 무섭다.

한화도 메이저리그 출신 듀오 알렉시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엇갈린 평가를 받는다. 오간도는 지난 18일 kt전에서 최고 150㎞짜리 직구를 앞세워 4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주목을 끌었다. 들쭉날쭉하리라 예상됐던 제구력도 합격점을 받았다. 비야누에바는 2경기서 합계 7이닝 7안타로 4실점했다. 구속이나 변화구 구사력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 나머지 선발 후보에는 베테랑과 젊은 투수들이 섞여 있다. 배영수는 지난 16일 넥센전에서 4이닝 2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부활을 알렸다. 송은범과 심수창도 각각 2경기 6이닝 2실점, 1경기 3⅔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윤규진도 17일 넥센전에서 4이닝 동안 68개의 공을 던졌고, 5안타 2실점해 컨디션이 나쁘지는 않은 상황. 걱정거리는 3선발로 주목받는 이태양. 15일 LG를 만나 3이닝 동안 10안타의 뭇매를 맞고 5실점했다. 이들 모두 크게 아프지 않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롯데는 선발진에 물음표가 가장 많은 팀이다. 1선발 레일리는 확고한 믿음이 있지만, 나머지 4자리는 불안하기만 하다. 새 외인 파커 마켈은 수면장애를 겪는 예민한 성격을 지니고 있어 벌써부터 걱정이다. 첫 등판서 151㎞짜리 빠른 공을 뿌리고도 제구와 변화구에서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3~5선발 후보중 선두는 박세웅이지만, 박시영과 박진형, 김원중, 송승준의 컨디션도 좋아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