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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풍아'종영①] 임수향, 연민정 계보 이은 '국민 악녀'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임수향이 국민 악녀로 거듭났다.

MBC 주말극 '불어라 미풍아'가 26일 종영했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빛난 것은 단연코 박신애 역을 맡은 임수향이었다.

박신애는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외모 뒤에 철저한 계산과 음모를 숨기고 있는 인물이다. 탈북녀라는 사실을 속이고 조희동(한주완)과의 결혼에 골인, 신분 상승을 꿈꾸며 수많은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김미풍(임지연)을 만나고 계획에 차질이 생기며 악녀 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시어머니 마청자(이휘향)에게 탈북자라는 것을 들키고 독한 시집살이를 당하자 김미풍의 신분을 훔쳐냈다. 이마저 들키자 이번에는 마청자를 협박, 자신의 아바타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김미풍의 친부 김대훈(한갑수)의 기억이 돌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 갖은 악행을 저질렀고, 김미풍의 인생마저 철저하게 짓밟으려 했다.

박신애의 거듭된 악행에 시청자는 이를 갈고 치를 떨면서도 '불어라 미풍아'를 지켜봤다. '불어라 미풍아'는 지난해 8월 27일 10.4%의 시청률로 출발한 뒤 잠시 하락세를 겪기도 했지만, 박신애의 악행이 도를 넘어서고 그가 위기를 맞게 되며 시청률은 다시 상승세를 탔다. 매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26.6%라는 최고 기록을 세운 것.

이는 희대의 국민 악녀로 인정받은 MBC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 캐릭터에 뒤지지 않는 기록이다.

사실 임수향의 박신애 적응기가 순탄하진 않았다. 박신애는 당초 배우 오지은이 연기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오지은은 12회 촬영까지 마친 상황에서 발목 부상을 이유로 하차를 결정하게 됐고, 그 배턴을 임수향이 이어받았다. 모든 사건과 갈등을 만들어내는 주요 캐릭터였던 만큼 다른 사람이 연기했던 인물을 도중에 그대로 물려받는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더욱이 임수향은 전작 KBS2 주말극 '아이가 다섯'의 귀여운 여우 장진주 캐릭터를 완전히 벗지도 못했던 상황.

이에 온갖 우려가 쏠렸지만 임수향은 의외로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주며 희대의 국민 악녀로 거듭났다. 시청자들 역시 비록 '불어라 미풍아' 자체는 고구마 막장 드라마였지만 임수향의 연기 변신 만큼은 빛났다는 평을 내리고 있다.

'불어라 미풍아' 후속으로는 엄정화 구혜선 주연의 '당신은 너무합니다'가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