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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마타하리·코르데…역사 속 여성 암살·테러범들

'비운의 북한 황태자'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여성 2명의 독극물 공격에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역사 속 여성 암살·테러범들에게 관심이 쏠린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7일(현지시간) 김정남 암살을 계기로 과거 암살·테러나 스파이로 유명했던 여성들을 소개했다.



샤를로트 코르데는 프랑스 혁명의 지도자 장 폴 마라를 암살한 범인으로 유명하다.
코르데는 1792년 파리 감옥에서 발생한 '9월 학살'이 마라가 발행하는 신문의 영향 때문이라고 믿었다.
급기야 코르데는 마라를 살해할 결심을 하고 신분을 위장해 접근했다.
민중 봉기에 도움을 주겠다며 접근한 코르데는 숨겨둔 칼을 꺼내 마라의 가슴을 찔렀다. 살해 후 나흘 만에 코르데는 단두대에서 처형됐다.
코르데의 마라 살해는 이후 화가들의 작품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중국의 스젠차오는 아버지 스충빈의 원수를 갚기 위해 자객이 됐다.
중국 군 장교였던 스충빈은 1925년 군벌 즈리파의 지도자였던 쑨촨팡에게 살해당했다.
참수당한 스충빈의 머리는 당시 거리에 내걸려 죽어서까지 치욕을 당했다.
딸 스젠차오는 복수를 결심하고 1935년 세 발의 총알로 쑨촨팡을 죽였다. 스젠차오는 암살 후 범행 장소에서 도망가는 대신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는 내용을 적은 전단을 행인들에게 나눠줬다.
스젠차오는 감옥에 갇혔지만 암살을 감행한 지 1년 만에 사면으로 풀려났다.

한국도 여성 테러범의 공격에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 비극을 겪었다.
북한 공작원 김현희는 1987년 모두 115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한항공 858기 폭파 사건의 주범이다.
당시 북한 정권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방해할 목적으로 범행을 계획했다. 김현희는 김승일과 일본인으로 위장해 비행기 폭탄 테러를 감행했다.
김승일과는 달리 음독자살에 실패한 김현희는 1989년 한국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노태우 정권은 김현희를 사면했다.
마타 하리는 20세기 여성 스파이 가운데 최고봉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매혹적인 여성 스파이의 대명사인 마타 하리는 관능미 넘치는 춤을 추는 것으로 유명하다.
네덜란드 국적을 가진 그의 본명은 거트루다 마가레타 젤러로 마타 하리는 무대명이다.
마타 하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무용가로 이름을 떨쳤지만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측 스파이를 한 혐의로 총살형에 처해졌다.
그는 빼돌린 군사 기밀을 독일 측에 제공해 5만여 명에 달하는 프랑스 군인의 목숨을 앗아가는데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브리기테 몬하우프트는 1960∼70년대 독일 적군파(RAF) 대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기업가와 금융인, 법조인 등 독일의 주요 인사들의 암살에 참여했다.
몬하우프트는 1985년 종신형을 선고받았지만 2007년 논란 끝에 보호감찰로 풀려났다.
러시아의 마리 수크로프는 1914년 표도르 두바소프 제독을 암살한 인물로 기억된다. 다른 조직원이 두바소프가 탄 마차 아래로 던진 폭탄이 눈밭으로 굴러떨어지자 수크로프는 직접 폭탄을 집어 들어 다시 마차 창문으로 던졌다.
'라 티그레사'란 별칭으로 알려진 이도이아 로페즈 리아노는 스페인 바스크분리주의 단체인 ETA 조직원이었다.
그는 1980년대 특공대원으로 활동한 폭탄 테러 등으로 23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결국 2003년에 무려 1천500년형을 선고받았고 2011년엔 자신의 행동에 용서를 구했다는 이유로 ETA에서 축출당했다.
kong79@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