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인터뷰②]이성경 ''치인트' 연기 질타, 캐릭터 책임감 배웠다'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진심을 담은 연기가 통했다.

모델로 승승장구하던 이성경은 지난 2014년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SBS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연기자로 다시 태어났다. 이후 '연기자'로서의 이성경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첫 데뷔부터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시작했던 그는 이후 바로 주연 자리를 꿰차기 시작해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무려 4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하지만 초고속 상승세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다. 몇몇 네티즌과 시청자는 이성경의 연기가 아직 '주연'을 맡기에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해 초 tvN '치즈인더트랩'에서 이성경의 연기는 대중의 도마 위에 올랐다. 극중 천하절색의 미녀지만 철딱서니 없는 성격의 소유자인 백인하 역을 맡아 연기했지만 '원작과의 비주얼 싱크로율'에 비해 연기가 뒷받침 되지 못한다고 질타를 받았다.그렇기 때문에 이성경이 MBC '역도요정 김복주'(연출 오현종·남성우, 극본 양희승·김수진)에서 1번 여자 주인공이자 타이틀롤을 맡는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대중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더욱이 세련되고 화려한 이미지를 가진 모델 출신 연기자인 이성경이 '역도 선수' 역을 잘 해낼 수 있을지 물음표를 그렸다.

하지만 방송 이후 분위기는 반전됐다. 평생 역도만 알고 살아오다 처음 사랑에 빠진 스물한 살 역도선수의 생경하면서도 풋풋한 첫사랑을 물오른 연기력으로 표현해 냈다. 첫사랑 상대 앞에서 쑥쓰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이성경의 표정에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첫사랑의 풋풋함이 그대로 녹아있었다. 역도선수 역할답게 육체적 열연도 아끼지 않았다. 커다란 타이어를 끌고 운동장을 질주하고 무거운 역기를 들어 올리며 '미스캐스팅 논란'을 말끔히 씻었다.최근 '역도요정 김복주' 종영 기념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성경은 데뷔 이후 가장 큰 호평을 받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연기한 걸 알아주셔서 기쁘다"며 "네티즌 댓글부터 기사 까지 칭찬이 많았다. 제작진과 배우들끼리 서로 칭찬 글 링크를 보내주며 힘을 냈다"며 웃었다.

"제가 연기적으로 경험이 많거나 연륜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남다른 스킬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진심으로 연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연기를 시작한 이후 제가 가장 첫 번째로 생각하는 건 바로 '진심'이예요. '치즈인더트랩' 백인하를 연기했을 때도 마찬가지 였구요.

인하를 연기할 때는 감독님과 상의해서 최대한 컨셉슈얼(conceptua)한 캐릭터로 만들었어요. 드라마의 반 이상이 넘도록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안되고 자꾸 인하의 컨셉슈얼한 모습만 강조되는 시청자분들 입장에서는 답답하셨을 것 같아요. 인하의 이야야기도 안그려지고 편집점도 많이 변경돼 의도와 다르게 그려진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좀더 경험이 있고 스킬이 있었다면 그 부분을 스스로 잘 조절하고 표현했을 텐데, 제가 부족해서 그러지 못했던 것 같아요. 연기자는 연기 때문에 혼날 때 가장 마음 아픈 일이라는 걸 그때 느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 캐릭터에 대한 책임감과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걸 알려준 감사한 순간이기도 해요."인터뷰를 하는 내내 '진심'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 이성경.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진심을 향한 연기'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분들이 쉽게 공감하실 수 있는 아주 평범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사실 평범한 인물을 연기해보진 못한 것 같아요. 남다른 사연을 지닌 여고생 백인하('치즈인더트랩'), 어두운 마음을 지닌 31살의 의사 진서우('닥터스'), 21살의 역도 체대생 복주('역도요정 김복주')까지, 사실 조금씩 특별한 친구들이었잖아요. 평범히 직장을 다니는 아주 보통의 여성, 가족간의 사랑을 다루는 작품 등을 연기하고 싶어요."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최문영 기자 de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