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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이성경 ''김복주' 촬영 내내 헤어숍 한 번도 안갔다'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복주는 사랑입니다♥"

지난 11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연출 오현종·남성우, 극본 양희승·김수진)에서 첫 사랑에 빠진 바벨만 들던 스물한 살 역도선수 김복주를 연기한 이성경. 그는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진행된 드라마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역도요정 김복주'에 관련된 에피소드와 작품을 마친 소감을 기분 좋게 전했다.

지난 해 11월 16일 첫 방송을 시작한 '역도요정 김복주'는 톱스타 전지현·이민호가 호흡하는 SBS '푸른 바다의 전설'과 아역 허정은의 열연이 돋보였던 KBS2 '오 마이 금비'에 밀려 평균 시청률 4.7%를 기록, 줄곧 동시간대 최하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드라마에 대한 애청자들의 반응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따뜻했다.

특히 '역도요정 김복주'로 지상파 미니시리즈 첫 1번 여자 주인공 자리를 꿰차게 된 이성경의 연기적 성장은 시청률로 평가하기 아쉬울 만큼 눈부셨다. 이성경은 앞서 작품에서 이어졌던 연기력 논란과 미스캐스팅 논란을 이겨내고 처음 사랑에 빠져 어쩔 줄 몰라 하는 스물 한살 체대생의 모습과 첫사랑의 감정을 생생하고 그려냈다. 이성경의 표정과 눈빛, 말투 하나 하나에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첫사랑의 풋풋함이 그대로 녹아있었다. 이셩경은 그런 풋풋한 감정을 다시 느끼게 해준 김복주를 만나 너무나도 행복했노라고 인터뷰 내내 힘줘 말했다."복주를 연기하면서 행복했던 기억 밖에 없어요. 복주를 생각하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이렇게 인터뷰를 하면서 복주 이야기를 하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돼요. 그래서 복주와 헤어지는 게 더욱 아쉬워요. 종방연 때 배우들과 스태프들 다같이 마지막 방송을 봤는데 엄청 울었어요. 너무 울어서 드라마 내용도 기억이 안나서 집에 가서 다시 보기도 되돌려봤어요.(웃음) 어찌나 많이 울었던지 아침에 일어나 보니 눈이 퉁퉁 부어서 소시지가 돼 있더라고요. 하하"

'역도요정 김복주'를 사랑한 애청자는 '드라마 종영'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 '내 친구 복주를 떠나보내야 하는' 아쉬움이 더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이성경은 이런 반응이 너무나도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드라마를 찍으면서 바랐던 게 보시는 분들이 저를 이성경이 아닌 '복주' 그 자체로 봐주시는 거였어요. '어제 드라마에서 이성경이 이랬어 저랬어'가 아니라 '복주가 이랬어'라고 말해주셨으면 했어요. 그 소망이 이뤄진 것 같아요. 보시는 분들도 복주가 느끼는 순수한 감정을 함께 느끼며 응원해주셨던 것 같아요."

이성경은 역도 선수 김복주로 완벽 변신하기 위해 물리적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역도 선수가 되기 위해 살을 찌우고 머리도 싹둑 잘랐다. 모델 출신이기에 체중을 늘리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을 법도 한 건만 이성경은 "비주얼적인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살 찌우고 머리 자르고,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은 하나도 없었어요. 복주 연기하면서 헤어숍도 한 번도 안갔어요. 머리 막 감고 일부러 머리카락을 뻗치게 하고 촬영장에 가고, 머리가 좀 얌전한 것 같으면 오히려 더 부스스하고 뻗치게 만들었어요. 외모를 떠나서 복주라는 캐릭터는 누가봐도 사랑스러울 수 밖에 없는 친구에요. 내가 꾸미지 않아도 모두 복주를 사랑해주실 거라는 확실히 있었어요.

촬영 전 날에 짠 음식 먹고 물도 잔뜩 마시고 몸을 붓게 해서 촬영장에 가곤 했죠. 첫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준비시간이 길지 않아서 만족스러울 만큼 찌우진 못했어요. 복주는 무제한급이 아니라 체급이 낮은 선수여서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선수처럼 단단한 몸을 만들어야 돼서 실제로 운동도 많이 했어요. 사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살찌려고 먹는 것 보다 빨리 복주를 만나지 못하는 것이 더 스트레스였어요.(웃음)"

극중 실제 연인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달달한 연애를 보여준 남주혁(정준형)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말했다. 평소에도 절친한 친구 사이인 남주혁과의 로맨스 연기가 민망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오히려 편했다"며 밝게 웃었다."모델 활동 할 때부터 워낙에 커플 화보 같은 걸 많이 찍어서 오히려 더 편했어요. 극 중 준형이가 복주를 엄청 놀리고 심하게 깐족되는 데 진짜 너무 심하게 깐족거려서 열받기는 했어요.(웃음) 놀리는 장면 촬영할 때는 슛 들어가기 전부터 킥킥 거리면서 절 놀리는 거예요. 그래서 화내는 장면에서 더욱 몰입할 수 있었어요. 하하."

마지막으로 이성경은 '김복주'는 자신이 연기했던 하나의 캐릭터, 그 이상의 의미라고 말했다. 뜨겁게 사랑했고 아꼈고 믿었던 김복주와 함께 했던 것 자체가 인생에 큰 선물이라고 말하는 이성경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났다.

"복주를 연기할 때 만큼은 머리 속를 복잡하게 했던 모든 쓸데없는 걱정과 고민이 다 사라지고 정화가 됐어요. 제 마음 속에 편안한 마음만 남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원래 드라마 촬영은 후반부로 갈수록 컨디션이 안좋아지는 데 저는 오히려 가면 갈수록 힘이 나고 힐링이 됐어요. 이게 모두 복주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최문영 기자 de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