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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구장 전문가 '좋은 흙이 선수 안전과 자신감 보장'

메이저리그(MLB) 구장 유지 관리 분야의 최고 전문가이자 MLB 자문위원인 머레이 쿡(56)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은 것은 안전(safety)과 일관성(consistency)이었다.
오는 3월 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개막하는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 라운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초빙된 쿡은 22일부터 닷새간 그라운드를 정비할 예정이다.
이날 만난 쿡은 레이저 장비를 활용해 베이스와 베이스 사이의 거리, 마운드의 높이를 재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는 국제대회 개최 구장의 점검 기준에서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았다. 베이스가 뜯겨 나가고, 마운드와 홈플레이트를 중심으로 흙 교체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졌다.
그는 "안전한 구장과 아름다운 구장 중에서 고르라고 한다면 난 주저 없이 안전한 구장을 꼽을 것"이라며 안전이 최고의 가치라고 설명했다.
쿡이 내야 필드의 흙 교체 작업을 지시한 것도 선수의 안전을 위해서다.
그는 "오래된 흙은 더 쉽게 파이고, 빨리 오염된다"며 "불규칙 바운드를 막기 위해서라도 좋은 흙을 사용해야 한다. 좋은 흙은 선수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자신감까지 심어준다"고 했다.
쿡은 이어 "고척돔은 개장 이후 한 번도 흙을 교체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보통 1년에 한 번은 흙을 교체한다"고 덧붙였다.
마운드 흙 교체 작업은 일관성과 관련이 있다. 메이저리그 마운드는 한국과 일본보다는 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오승환은 단단한 마운드 덕분에 디딤발이 안정되면서 구위나 제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쿡 역시 "메이저리그는 아시아보다 좀 더 단단한 흙을 사용한다. 그래야 변형이 덜 일어나고, 투수들도 동일한 상태에서 던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쿡이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구장 관리 담당자로 일했을 때 당시 최고의 투수였던 톰 글래빈, 존 스몰츠, 그레그 매덕스 등이 요구한 것도 마운드의 경도를 높여달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쿡은 지금까지 60여 개국을 다녔다. 시드니(2000), 아테네(2004), 베이징(2008) 올림픽이 모두 그의 평가를 거쳤다.
지난 2014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호주 개막전에서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를 번듯한 야구장으로 탈바꿈시킨 것도 그의 작품이었다.
그는 2013년 첫 한국 방문 이후 KBO리그가 이뤄낸 진전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는 "작년 8월 고척돔을 처음 방문했을 때 특별하게 주문할 만한 사항이 없었다. 그만큼 상태가 괜찮았다"고 호평했다.
블로그에 자신이 다녀간 구장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도 유명한 그는 고척돔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을 달 것이냐고 묻자 "어메이징 고척돔이라고 쓰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쿡은 24일 오후에는 이곳에서 국내 구단의 구장관리 담당 직원들을 상대로 교육도 할 예정이다.



changyong@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