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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태군, '공격 조바심' 이긴 '포수능력 자부심'

NC 다이노스 포수 김태군은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동갑내기 신부와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을 기회로 달콤한 휴식기를 보낼 수 있었지만, 김태군은 이내 운동을 시작했다. 부인의 양해로 신혼여행도 가지 않았다.
김태군은 "연봉협상을 하면서 제가 작년에 뭐가 부족한지 깨달아서 새 시즌 준비를 일찍 했다"고 말했다.
김태군이 부족함을 느낀 부분은 타격이다. 지난해 타율 0.232, 1홈런, 출루율 0.293등을 기록했다.
그는 "공격력이 떨어지다 보니 확실한 주전 포수로 인정받지 못하는 게 있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시즌 초반 타격이 1할대로 떨어지는 등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이는 공격력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 때문이었다고 김태군은 돌아봤다.
김태군은 "2015년 포수로서 전 경기를 뛴 탓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솔직히 체력은 부담 없다"며 "제 딴에는 야구에 좀 더 깊게 들어가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팀의 주전 포수들이 중요한 순간에 타점을 올리는 등 좋은 공격력을 보여주는 모습을 보고 욕심이 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타격 지표가 더 안 좋아진 것이다.
김태군은 "후반기에는 그런 생각을 잊었다. 그랬더니 그나마 효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심리적 조바심을 버리는 대신 남들보다 시즌 준비를 먼저 시작하는 방법을 택했다.


대신 포수 자부심은 가득 채웠다.
김태군은 "제가 자부하는 게 있다. 포수로서 능력은 타격이 아니라 팀 전체 흐름에 있다는 것이다"라며 "포수능력은 분명 팀 성적과 관련이 있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주어진 투수진 환경에서 어떻게 해내느냐가 중요하다"며 "타격은 제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면 따라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NC는 작년 정규시즌에서 두산 베어스에 이어 2위를 차지, 창단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고 한국시리즈까지 갔다. 팀 평균자책점도 4.48로 두산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김태군은 "물론 이 성적은 제가 혼자 이룬 게 아니다. 감독님께서 저에게 기회를 주셨고, 배터리 코치님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나온 성적"이라고 몸을 낮췄다.
김태군이 다른 포수들보다 더 많이 가진 점이 또 있다면 간절함이다.
그는 LG 트윈스에서 오랜 기간 백업 포수로 지내다가 2013년 NC로 옮겨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김태군은 "이 자리를 잡기까지 힘들었다. 이 자리를 절대 비우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여전히 주전 자리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생애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영광이 찾아왔다.
김태군은 부상으로 빠진 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민호를 대체해 오는 3월 열리는 야구 국가대항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포수로 발탁됐다.
김태군은 "국가대표는 전혀 상상도 해본 적이 없다. 대체 선수로 뽑혀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대표팀 소집일에 가보니 '국가대표 선수들은 확실히 눈빛부터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열심히 뛰어서 양의지(두산 포수) 형을 내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신혼여행도 포기하고 운동을 일찍 시작한 게 WBC 준비에 도움이 되게 생겼다면서 "부인도 결혼식 직후 좋은 일이 일어나서 좋아한다"며 웃었다.
김태군은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열흘간 괌에서 열리는 대표팀 전지훈련에 참가한다.
abbie@yna.co.kr
<연합뉴스>